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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자원연구원 설문조사
12일간 연속 근무도…월 급여 175만원
대학병원 간병인들이 병실 옆 배선실 창가에 서서 식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대학병원 간병인들이 병실 옆 배선실 창가에 서서 식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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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환자 방광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엔 2시간에 한번씩 자다 깨다 해요. 식사는 밥을 싸 와서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때웁니다.”(22년차 대학병원 간병노동자 67살 ㄱ씨)

“몇년 전엔 간병비 170만원을 못 받았어요. 경찰에 갔더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노동부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유령노동자거든요.”(23년차 대학병원 간병노동자 69살 ㄴ씨)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노동자들이 평균 12일 연속 근무를 하고, 하루 4시간 정도만 수면을 취하는 등 노동 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임금, 노동 시간 등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21일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3주 동안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대구동산병원·충북대병원·강원대병원에서 근무하는 간병인 270명(유효 응답)을 설문 조사한 ‘2025 간병노동자 건강 및 노동환경 실태’를 보면, 응답자의 52.6%가 24시간 종일제로 일하고 있었다. 평균 취침 시간은 4.38시간, 연속근무일수는 11.64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7.8%는 여성이고, 평균 연령은 65.15살이다. 고령의 여성 간병노동자가 하루 종일 환자 옆에서 먹고 자면서 휴일 없이 일하는 셈이다. 연구원은 “간병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휴식 부족, 건강 위험, 사고 증가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간병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일하다 다쳐도 스스로 해결하는 사례가 많았다. 조사 결과, 최근 석달 동안 월평균 급여는 175만5600원으로 최저임금(월 209만6270원)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54%가 간병 업무를 하면서 다친 적이 있다고 답했고, 82.9%는 사고 발생 뒤 ‘본인 스스로 해결했다’고 답했다. 23년차 대학병원 간병노동자 ㄴ씨는 “올해 초 동료가 치매 환자 기저귀를 갈다가 환자에게 머리를 세게 맞아 병원에서 검사하니 하마터면 뇌진탕이 올 뻔했다고 들었다”며 “환자에게 옴이 있으면 열에 팔은 옮는다. 그럼 얼른 피부과 가서 자비로 약을 타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동 조건이 열악한 것은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탓이 크다. 병원 간병노동자들은 대부분 인력소개업체를 통해 일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파견·도급, 계약직 등으로 일한다.

최경숙 보건복지자원연구원장은 “고령 노동자의 야간 연속 노동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며 “임금, 노동 시간 등 간병 업무의 기준을 만들어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이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 산재보험만이라도 빠른 시일 안에 적용돼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간병을 의료제도에 편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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