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으로 3년 투병하다 69세 일기로
국내 연극계에서 1세대 스타 배우로 활약한 윤석화가 19일 뇌종양 투병 중 별세했다. 연합뉴스
국내 연극계와 뮤지컬계에서 '원조 스타'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배우 윤석화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윤석화는 연극 '햄릿'에 출연 중이던 2022년 7월 영국 런던 출장길에 쓰러져 서울로 이송됐다.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세 차례 대수술을 받으며 3년 남짓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병세가 악화됐다.
윤석화의 마지막 무대는 2023년 연극 '토카다'였다. 절친한 선배 배우 손숙이 연기 인생 60년을 기념해 공연한 작품에 5분간 우정 출연했다. 그해 10월 뉴스A에 출연해 항암치료 포기 사실을 공개하며 "일주일을 살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손숙, 박정자와 함께 연극계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1980, 90년대를 풍미했다. 특히 1983년 초연한 '신의 아그네스'로 한국 연극 사상 최초로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고,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스터 클래스' 등 숱한 화제작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또 국내 1세대 뮤지컬 배우로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 등 초창기 뮤지컬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다.
연극·뮤지컬 제작자로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인 2010년 연극 '나는 너다'를 연출까지 맡아 무대에 올렸고, 2011년 영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톱 해트' 공동제작자로 참여해 2013년 '영국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상에서 작품상 등 3관왕 영예를 안았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에는 CM송 가수로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오란씨) 등 유명한 광고 노래를 불렀다. 배우가 된 후에는 커피 광고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1남 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