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약 해지 여전히 검토" 머스크 압박 지속
머스크도 "새 정당 필요하다" 선언하며 트럼프 또 자극
미국인 절반 "누구 편도 안들어"…공화당 지지자 80% "트럼프 편"
머스크도 "새 정당 필요하다" 선언하며 트럼프 또 자극
미국인 절반 "누구 편도 안들어"…공화당 지지자 80% "트럼프 편"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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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할 계획이 없다면서 머스크가 넌지시 내비친 화해 의향을 묵살했다.
이에 머스크는 미국에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불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도발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요란한 '파국 드라마'를 연출한 이후 서로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자제하면서 확전을 피하는 모양새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해 불화가 단기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며,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공개 비방전을 벌인 다음 날인 6일(현지시간)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그가 테슬라에서 잘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정부 계약 해지 가능성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다", "보조금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머스크와의 언쟁 중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 등은 겨냥해 '예산을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틀 연속 계약 파기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머스크와 통화를 할 예정이라는 일각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정신을 잃은 그 남자 말이냐?"면서 "그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만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3월에 구입한 테슬라 자동차를 팔거나 누구한테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며 각계에서 비난받던 당시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테슬라 세단을 구매한 바 있다.
머스크와 테슬라 모델 S에 탑승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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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갈등 봉합 의향을 내비쳤던 머스크는 또다시 도발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전날 "트럼프와 머스크가 위대한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게시글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화해 의중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SNS 게시물을 자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항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료를 공급할 때 쓰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철수시키겠다고 한 발언도 철회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은 "미국에는 중간층 80%를 대표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다시금 자극했다.
그는 전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그는 이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80%가 창당을 지지했다면서 "이것은 운명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정당의 이름을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고 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싸움에 난처해진 공화당 의원들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진영은 조속한 갈등 해소를 주문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두 사람의 비방전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이거나 성급하지 않다고 옹호했으나 머스크에 대한 직접 비판은 피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71%는 트럼프 편을 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 등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면서 방관적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후 급격히 나빠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고, 그의 반대는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전날 정면으로 충돌했고 끈끈한 '브로맨스'를 자랑하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운동 자금으로 약 2억7천만달러(약 3천700억원)를 기부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으며, 백악관에 들어와 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삭감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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