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의 세운대림상가 인근에서 28일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이를 진압 중이다. 김태욱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의 세운상가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대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화재를 진압 중이다.
28일 오후 5시쯤 경향신문 기자가 확인한 서울 중구의 세운대림상가의 화재 현장 인근에는 골목마다 검은 연기가 자욱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기가 도로를 덮치며 15m 앞도 보이지 않았고 화재 열기로 공기가 뜨거웠다. 화재 현장에서는 ‘펑’ 하는 폭발음이 들리며 시뻘건 화염이 치솟기도 했다.
인근 시민·상인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고개를 숙인 채 옷 소매로 입을 가리고 검은 잿가루를 피해 대피했다. 경찰도 방독면을 쓴 채 인근 도로의 출입을 통제했다. 상가 일대의 차로도 전면 통제됐고 골목 곳곳에서 살수 차량이 물을 뿌리며 화재를 진압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세운대림상가 인근 골목이 28일 발생한 화재로 인해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있다. 강한들 기자
인근 학원에서 대피 중이던 우예림양(19)은 “불이 너무 커서 손수건에 물을 적셔 대피 중이다”라며 “연기가 너무 많아서 주위가 잘 안 보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 중구 주민 김모씨(56)는 “인근에 작은 업소랑 목공소가 많아 인화성 물질이 많을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인 A씨도 “불이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안에서 ‘펑’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불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소방관이 빨리 대피하라 해서 가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세운대림상가 인근에서 28일 화재가 발생해 일대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김태욱 기자
서울 중부소방서는 이날 오후 5시19분쯤 현장에서 1차 브리핑을 열고 “오후 3시 25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건물 1층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오후 4시 37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70대 남성 1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재개발 예정으로 비어있던 공가로 구조된 70대 남성 1명은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인접 노후 건물로 화재가 확산하고 있어 계속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