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노란봉투법·안전운임제 도입
김문수, 중처법 사실상 폐지 추진 공약
이준석, 외국인 등 최저임금 차등 지급
권영국, 프리랜서 등도 근로기준법 적용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 대선 후보들은 극과 극 노동 공약을 내놓으며 충돌했다. 근로시간 단축부터 정년연장, 산업재해 예방 대책까지 주요 쟁점마다 후보자들의 분명한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노동자의 삶도 크게 뒤바뀔 전망이다. 아울러 주요 노동 현안을 바라보는 경영계와 노동계 간 입장 차도 큰 만큼, 대선 이후 사회적 합의 방안도 중요한 국정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대상 확대 VS 최저임금 차등 적용 충돌

대선 후보들은 최저임금제부터 명확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청년,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최저임금 문제부터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배달·택배노동자의 최소보수제 도입 등 최저임금제 적용 대상 확대를 공약했다.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업종에 사실상의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내세웠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정부가 기준 최저임금을 정하면 지역별로 30%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을 달리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놨다. 또 캐나다가 도입했던 TFWP(임시외국인노동자제도) 사례 등을 언급하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제시했다. TFWP 제도는 2012년 4월 외국인 노동자에게 기준임금보다 최대 15% 낮은 임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제도는 1년 만에 폐지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과 직업에서 차별을 금지(협약 111조)하고 있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이에 배치되는 공약이다. ILO는 최저임금에 차등을 둘 경우에는 기준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할 것을 권고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자체장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자영업자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다.

산재 예방 대책, 중처법 완화 VS 중처법 강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SPC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로 관심이 높아진 산업재해 예방 대책도 입장 차를 보였다.

김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사실상 폐지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중처법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사업주를) 구속한다고 사망자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처벌 중심의 중처법을 예방 중심으로 개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2022년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 산재 사망자 수는 2022년 644명에서 2023년 598명, 2024년 589명으로 감소했다.

권 후보는 산재 책임을 강조하며 중처법 강화를 공약했고, 이재명 후보는 중처법 유지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처벌을 받고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것, 처벌받은 다른 사람을 보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예방 효과"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상병수당 도입도 공약했다. 상병수당은 업무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급여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노동자들의 '아프면 쉴 권리'를 위한 대책이다.

이준석 후보는 산재 예방 대책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도 폐기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선 이재명·권영국 후보는 재추진, 김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특별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은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고, 손해배상이 인정될지라도 노조원 각각의 책임에 차등을 두도록 했다. 또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도 강화했다. 2023년 대법원도 노조와 노조원 간 역할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다르게 지워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노란봉투법은 대법원 판례 내용을 일부 담고 있다.

노동시간 감축 VS 노동시간 유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시 문화 확산으로 노동시간 공약도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실질적인 노동시간 감축 여부다.

이재명 후보는 주 4.5일제 우선 시행 후 점진적으로 주 4일제로 나아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주 5일, 1일 8시간인 노동시간 자체를 줄여가는 방식이다. 권 후보는 곧장 주 32시간 노동을 기초로 한 주 4일제를 법제화할 방침이다. 두 후보 모두 일하는 시간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김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 없는 주 4.5일제를 제안했다. 월~목요일에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형태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노사가 협의해 주 52시간제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도 제안했다.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이준석 후보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 이재명 후보는 포괄임금제 폐지, 정년연장,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약속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일정한 운임소득을 보장해 과적, 과속을 막기 위한 제도다. 2021년 시범도입됐지만 윤석열 정부였던 2023년 일몰, 폐지됐다. 권 후보는 프리랜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포괄임금제 폐지,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의 공제회 설립을 지원하는 노동약자보호법을 추진하고, 노동자가 퇴직한 뒤 원할 경우 계속 일할 수 있는 계속고용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준석 후보는 정년 연장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일자리 창출 목표 실종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 현장. 뉴시스


이번 주요 대선 후보들 모두 일자리 창출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디지털, 에너지, 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한 일자리 300만 개 창출을 공약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재생에너지와 그린 리모델링, 돌봄 일자리 등 총 1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과 대비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자리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후보들이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일자리 늘리기에 상당히 소극적인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쉬었음 청년(15~29세)'이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을 언급하며, 다음 정부의 더 적극적 일자리 창출 노력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프리랜서,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등 근로자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직군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 기존 일자리를 더 양질의 일자리로 바꾸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599 김문수, 이준석 찾아 의원회관 갔지만···‘사전투표 전 단일화’ 결국 무산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8 한덕수 "수고하십니다"…오전 6시 10분 사직동서 사전투표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7 [속보] 美국무장관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시작할 것"<로이터>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6 “동물병원 영수증, 이제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나요?”[대선, 내삶을 바꿀까⑪]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5 차기 대통령은 누구...전국서 사전투표 시작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4 美법원 "'親팔 시위' 컬럼비아大 학생 추방 시도, 위헌 가능성"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3 배드민턴 치는 로봇 나왔다…사람과 10연속 랠리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2 길거리 승객에게도 수수료‥카카오택시 과징금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1 [투자노트] 원화 강세 시대가 도래한다면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90 이재명-김문수 7.2%p차로 좁혀져…이준석 ‘여성혐오 발언’ 막판 변수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9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 80만쌍 육박…月 최고 543만원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8 남초현상이 낳은 부작용…"불안한 테스토스테론 과잉 사회"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7 [여론조사] 이재명 43%·김문수 36%·이준석 11%‥결집 강화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6 [단독] 근로복지공단 산재 행정소송 패소율 5.1%p 급증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5 전국 3,568곳 사전투표 시작‥이 시각 투표소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4 한 끼 19만원에도 빈자리 없다…서울 특급호텔 뷔페 인기 비결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3 [속보] 대선 사전투표율 오전 7시 1.21%…역대 최고치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2 이재명, '정체'에도 1강·김문수,1%p씩 쫓아서 1중…이준석은?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1 대선 후보들, 한강에 원전 지을 용의 있나 [왜냐면] new 랭크뉴스 2025.05.29
49580 오늘부터 이틀간 사전투표…달라진 점은? new 랭크뉴스 202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