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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을 8일 남기고 막판 정국의 시선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성사 여부에 쏠려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하거나 다소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은 동반 상승세를 띠고 있어서다. 사전투표(29~30일) 직전에 극적인 단일화에 골인할 수 있다는 기대도 보수진영 일각에서 나온다. 3년 전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도 대선 엿새 전에 성사됐다.

단일화 열쇠는 이준석 후보가 쥐고 있다. 사전투표를 고작 사흘가량 앞두고 여론조사 실시 등을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현 시점 단일화라면 사실상 이준석 후보의 양보, 즉 대선 레이스 포기를 의미한다. 이 경우 ‘40세의 전도유망한 청년 정치인이 이재명 집권을 막기 위해 대승적으로 양보했다’는 단순 논리 이상의 정치적 파급력이 이준석 후보에게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의 전제 조건은 김문수 후보의 당선이다. 패한다면 ‘대승적 양보를 통한 보수 진영의 승리’란 의도는 물거품이 된다. 이 지점에서 이준석 후보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최근 여론조사 추이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상승세다. 한국갤럽의 20~22일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45%, 김문수 36%, 이준석 10%였다. 이재명 후보는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 김 후보는 7%포인트 상승, 이준석 후보는 2%포인트 상승했고, 특히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단순 합(46%)은 이재명 후보와 박빙이었다.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는 근거다.

문제는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에 응할 경우, 그의 지지율이 김 후보에게 고스란히 이동하느냐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의 22~23일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이재명 후보 46.6%, 김문수 후보 37.6%, 이준석 후보 10.4%였다. 이때도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단순 합은 48.0%로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 양자대결에선 이재명 후보 51.1%, 김문수 후보 43.9%로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2%포인트였다. 이준석 후보가 포기할 경우, 김 후보의 지지율이 6.3%포인트 올랐지만 이재명 후보 역시 4.5%포인트 상승했다. 이준석 후보 지지층이 김 후보에게 쏠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은 이념 지향적인 성향이 옅어 이 후보가 이탈할 경우 김 후보를 뽑지 않고 보수 진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비록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패해도 간발의 차이로 패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된다면 이준석 후보로선 나름 정치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탄핵에 반대했던 김 후보의 전력과 연결되면서 보수 진영 재편과정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 당장 이재명 후보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결국 다시 (국민의힘과) 합쳐서 보수 정당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본색대로 내란 단일화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차기 당권을 노리는 한동훈 전 대표 등은 ‘이준석이 친윤·반탄 세력과 한배를 탔다’며 싸잡아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뉴스1
그렇다면 비록 3위에 그친다해도 완주하는 게 이준석 후보에게 무조건 유리할까. 이 경우엔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변수다.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차기 주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보수 진영 재편시 유력한 차기 리더 후보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득표율이 10% 미만에 그칠 때다. 단순히 대선 보조금(15% 이상 전액 보전, 10% 이상 절반 보전)을 돌려받느냐는 금전적 문제가 아니라 자칫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5%포인트 안팎에 그치면 “이준석 때문에 김문수가 졌다”란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3년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 격차로 윤석열 후보에게 패하자 2.37% 득표율을 기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진보 진영이 패배의 원흉이란 낙인을 찍은 것처럼 말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막판 사표 방지 심리로 득표율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까지 겹치면 이준석 후보의 정치적 위상은 추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단일화를 두고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김 후보는 “여러 각도에서 이준석 후보와 만남을 추진 중이다. 원래 우리가 한 뿌리였기 때문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 후보는 “부정선거론자인 김문수·이재명·황교안의 단일화 외에 제가 관심 있는 단일화는 없다”고 쏘아붙였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지대 후보의 선택이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이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이목이 쏠리지만, 어떤 타이밍에 어떤 명분을 내세우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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