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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청탁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간 통일교 측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그리고 김 여사와의 접점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었는데, 최근 이뤄진 샤넬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단서를 찾은 겁니다.

■ 건진법사, 통일교와 김 여사의 가교 역할?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 모 씨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에서 8월 사이에, 윤 씨가 전 씨에게 김건희 여사를 위한 금품을 건네면서 그 대가로 통일교의 여러 사업에 대한 지원을 청탁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검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아크로비스타 사저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까지 압수수색 하면서, 압수수색 영장에 통일교의 청탁 5가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통일교 청탁 내용>
■ 한국에 유엔 제5사무국 유치
■ 교육부 장관의 통일교 행사 참석
■ 통일교의 YTN 인수
■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사업
■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윤 씨는 통일교에서 '세계본부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었고, 한학자 총재 다음 가는 '2인자' 였다는 게 통일교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윤 씨는 실제로 자신이 금품을 건넨 기간인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뵈었다. 1시간 독대를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씨가 전 씨에게 건넨 물품은 크게 3가지, '샤넬' 가방과 6천만 원대 '그라프(Graff)'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그리고 통일교 계열사에서 팔던 '천수삼 인삼차' 제품입니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 모 씨.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자신이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을 1시간 동안 독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건진법사 전 씨는 자신이 이 물품들을 받은 건 맞다면서도 그간 검찰에서 "모두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습니다. 대선 이후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은신처를 계속 옮겨 다녔고, 이 과정에서 잃어버려 결과적으로 김 여사 측에 물품들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물품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면서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쉽사리 밝히지 못하던 검찰은, 최근 진행한 샤넬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샤넬 제품 구매·교환 이력에서 김 여사 측근의 이름이 나온 겁니다.

■ 하나인 줄 알았던 샤넬 가방, 최소 두 개로 드러나…김 여사 비서가 법사 심부름?

검찰은 샤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통일교 전직 간부 윤 모 씨의 아내 이 모 씨(통일교 전 재정국장)와 이 모 씨의 동생, 즉 윤 씨의 처제가 각각 2022년 4월과 7월 가방을 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두 가방은 천만 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가방들은 윤 씨에게서 건진법사 전 씨로, 그리고 이후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 비서인 유 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전달된 사실을 검찰은 최근 파악했습니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대통령실까지 함께 하며, 10년 넘게 여사를 수행한 인물입니다.

2022년 6월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김건희 여사.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 뒷줄에서 여사의 손가방을 들고 있습니다.
유 전 행정관은 건진법사로부터 가방들을 건네받아, 웃돈을 주고 샤넬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내역을 통해 검찰은 가방들이 김 여사 측인 유 전 행정관으로 건너간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유 전 행정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코바나컨텐츠 고문이기도 했던 건진법사 전 씨가, 해당 가방들을 더 젊은 취향으로 바꿔와달라고 부탁을 해서 이른바 '심부름'을 했다는 겁니다. 유 전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교환자가 원구매자랑 같이 가지 않아도 이름을 표기해 주고 바꿔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건진법사 전 씨의 입장도 같습니다. 자신이 부탁을 한 것이고, 가방을 바꿀 때 들어간 웃돈 300만 원도 자기가 줬다는 입장입니다.

전 씨는 또 유 전 행정관이 바꿔온 가방들을 다시 받았지만, 잃어버렸다고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은신처를 옮겨 다니다가 잃어버렸다는 기존 진술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 전 행정관과 건진법사, 두 사람 모두 김 여사는 샤넬 가방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여사로 올라가는 고리를 부인하려는 취지인데, 검찰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샤넬 가방을, 수행비서인 유 전 행정관이 김 여사 모르게 전 씨에게 받아 이를 두 차례나 교환해 올 수 있었겠냐는 겁니다.

설령 유 씨의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실 행정관이 공직에 있지 않은 민간인인 건진법사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 셈이 됩니다.

이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두고, 검찰은 조만간 건진법사 전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전 씨가 유 전 행정관과 말을 맞췄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 디올백 '무혐의' 처분받았던 김 여사…금품 수수 확인되면 알선수재 적용 가능성

금품이 실제 김 여사에게 전달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할 경우, 김 여사에게 적용될 혐의가 무엇인지도 관심사입니다.

앞서 김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받았을 때 서울중앙지검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가 아닌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고, 가방과 대통령 사이의 직무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만약 이번 사건에서 김 여사가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입니다.

알선수재죄는 쉽게 말해 '일반인의 뇌물죄'에 해당하는 죄입니다. 뇌물죄는 공무원에게 적용되지만,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이 아닐지라도 공무원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알선을 하고 금품을 받으면 적용이 됩니다.

김 여사가 실제 통일교 사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만약 일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는 만큼, 대선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무속 논란'은 지난 대선 때부터 끊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이른바 '천공 스승', '건진법사' 등 무속인의 그림자가 아른거렸습니다.

정권이 막을 내린 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건넨 샤넬 가방이 김 여사의 최측근인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무속인이 국정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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