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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투표 20일부터 시작했지만
양당 25일 이후에야 공약집 발간
역대 최장 지각 박근혜 '대선 9일 전'
최악의 경우 민주당은 '5일 전' 될 듯
민주 '부자몸조심' 차원 공약도 몸사리기
강제 단일화 허우적 국힘, 전열 정비 늦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인천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현수막이 보이고 있다. 인천=고영권 기자


6·3 대선이 불과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후보자들의 비전을 담은 정책공약집은 여전히 '깜깜이' 상태다. 공약집은 각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향후 집권 구상을 안내하고 설득하는 수단으로, 통상 대선 보름 전쯤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다음 주 출간을 예고한 상태로, 이대로라면 역대 대선 중 공약집이 가장 늦게 등장하는 선거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판이다.

양당은 갑작스레 치러지는 조기 대선 탓에 준비가 부족했다는 핑계를 댔다. 하지만 대세론을 형성한 민주당의 경우 민감한 이슈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 지연 전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선 레이스 내내 '윤석열 절연'과 단일화 이슈에 매달리느라 정책 공약을 챙길 형편도 못 되는 처지다. 선거 때마다 비전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공약집조차 제때 못 내놓는 정치권 탓에 유권자들은 알권리를 침해 당한 채 투표장에 들어서는 상황에 놓였다.

재외투표 시작한 뒤에야 공약집 발간?



21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양당은 대선 정책 공약집을 다음 주 중 공개를 목표로 막바지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대선 후보의 승인 절차와 인쇄 작업까지 거치면, 최종적으로 공약집이 공개되는 시점은
국민의힘은 25, 26일쯤, 민주당은 27~29일쯤으로 예상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르면 대선 7~9일 전, 늦으면 대선 5~8일 전
에야 양당의 공보물을 받아볼 수 있는 셈이다.

공약집 발간이 늘어지면서, 공약 한번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지경에 이렀다. 당장 해외 체류 국민을 위한
재외투표는 전날부터 이미 시작된 상태로, 오는 25일 종료
된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 유권자는 25만8,200여 명
에 달한다. 국민의힘에서 공약집 공개를 서두르더라도 재외투표 종료 당일로, 25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양당의 공약을 제대로 비교조차 못한 채 투표에 참여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최악의 경우, 사전투표 시작 당일에서야 민주당의 공약집이 발표될 가능성
도 있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깜깜이 선거' 비판 자초한 정치권



양당이 아무리 서두른다 해도 '역대 최장 지각' 기록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금껏 공약집을 가장 늦게 제출했던 경우는 18대 대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9일 전에서야 공약집을 공개했다. 당시 함께 경쟁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불과 하루만 앞섰을 뿐이다. 이번 대선과 마찬가지로 조기대선으로 치뤄졌던 19대 대선과 비교해도 이번 대선 공약 준비는 '느림보'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2일 전, 민주당 후보였던 문 전 대통령은 11일 전 공약집을 발표했다.

양당은 공약집이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 "공약을 꼼꼼히 검증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는 있다. 조기대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공약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차기 정부가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하는 만큼 공약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양당 공히 정치적 계산을 앞세워 공약집 발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1등 주자가 있는 민주당은 '
부자몸조심'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공약집 발간을 미루는 분위기
다. 차별금지법 등 사회적 논쟁이 큰 민감한 이슈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최대한 뭉개려는 전략이다. 선거 막판 불필요한 전선을 형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날 공약집 발표를 예정했으나
"굳이 공격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이유
로 '미세 검증'에 들어갔다고 한다.

다만, 이 후보 측은 "그동안 후보가 공약을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꾸준히 공약을 발표해오지 않았나"라면서 "공약집 발표가 늦어져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강제 단일화 파국 사태로 '대선 모드' 전환이 늦어진 국민의힘은 공약 준비에도 전력을 쏟지 못하는 분위기
다. '이재명 대세론'이 공고한 만큼, 정책 경쟁으로 진검승부에 나서기보다는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는 게 선거에 더 유효하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어 보인다. 김 후보 측은 "우리는 민주당보다 대선 준비 자체가 워낙 늦었지 않나"라면서 "공약집을 PDF로 먼저 발표하고 인쇄는 그다음에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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