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대선 후보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핵심 공약이 있죠.
바로 '행정수도'인데요.
국회의사당,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겨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고, 충청권 민심도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였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행정수도 완성, 이번에도 세종의 부동산 시장만 들끓고 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데요.
김건휘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정부세종청사 옆으로 펼쳐진 너른 공터.
국회의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등을 위한 부지입니다.
하지만 착공은 기약이 없습니다.
세종 시내 중심가의 상점들도 휑합니다.
전국에서 공실률이 가장 높습니다.
[천광란/공인중개사 (세종 반곡동)]
"힘들어요. 달라진 것 하나 없어요. 상가가 너무 많아요. 상가나 오피스텔이나 분양가보다 다 밑으로…"
세종시 번화가에 있는 한 상가 건물 2층입니다.
하지만 양옆은 이렇게 온통 공실이고, 임대 문의만 붙어있습니다.
특히 주말이 되면 주요 거주민이라 할 공무원들이 일제히 빠져나갑니다.
말뿐인 '행정수도'의 민낯입니다.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다시 세종이 들썩입니다.
집값이 먼저 요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5주째 치솟아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습니다.
[김정희/공인중개사 (세종 나성동)]
"최근에 이제 들어오신 고객들을 보면 투자로 많이 거래 결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이재명-김문수, 양당의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서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겠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후보]
"저도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반드시 만들어서 세종시에서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세종에 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를 약속했습니다.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명분도 확실하고, 충청권 표심이라는 정치 현실도 작용하는 겁니다.
[최창숙/카페 운영 (세종 나성동)]
"저희 한국 사람 특성상 또 기대를 하는 거죠 이제. '이번에는 진짜 오겠지?' 그런 마음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하지만 대선 때마다 나온 행정수도 공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의구심도 큽니다.
[전수호/음식점 운영 (세종 나성동)]
"정치적인 이슈를 제외하고 진짜로 이렇게 시민들한테 여러 번 공약을 했듯이 이전을 꼭 이번에는 했으면…"
결국 수도 이전의 법적 논란을 험난한 '개헌'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은 어떻게 해소할지, 과제로 남습니다.
무엇보다 실행 의지가 얼마나 구체적이냐에 행정수도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평가입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택, 전효석 / 영상편집 :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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