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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방탄유리’ 저격... 네거티브 공세 수위↑
연이틀 수도권 표심 공략


6·3 대선을 2주 앞둔 20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이틀 서울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유세 현장 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방탄 정치’를 수차례 언급하며 네거티브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0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상의 열어 젖히며 “방탄조끼 필요없다”… ‘방탄유리’ 이재명 저격
경부선 라인이 시작되는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 1번 출구 앞 오후 2시 40분. 셔츠 소매를 걷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붉은색 피켓, 깃발들로 뒤덮인 지지자들 앞에 섰다. 그는 ‘방탄’ 없는 정치를 강조했다.

“저는 방탄조끼 안 입었습니다. 방탄 유리, 방탄 입법도 필요 없습니다!”

김 후보는 이렇게 목청껏 외치면서 점퍼를 열어 젖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신변 위협을 이유로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최근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까지 설치한 것을 비판하는 취지다.

그는 “지은 죄가 얼마나 많으면 방탄조끼를 입은 것도 모자라서 방탄 유리도 앞에다 두고 방탄법을 만드나”라며 “대법원 자체를 완전히 쥐고 흔들면서 자기를 방탄하려고 하는 것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라고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

그러자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고속버스터미널을 오가는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봤다.

김 후보는 앞서 오전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유세 현장에서도 자신의 베이지색 점퍼 상의 지퍼를 열어 젖히고 “방탄조끼를 왜 입느냐”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어진 송파구 유세에서도 “방탄조끼·방탄유리·방탄입법 등 방탄 3세트, 이런 방탄 후보는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편안하고 안전한 곳으로 보내줘야 되겠죠”라며 “죄 많은 사람은 방탄조끼 입을 게 아니라 가장 안전한 교도소에 가서 앉아 있으면 된다”고 외쳤다.

강동 광진교 남단사거리 유세에서도 “대통령 경호실에서 방탄 조끼를 입은 사람(이재명 후보)한테 경호를 붙여주면 저한테도 해야 공평하다. (그런데) 저는 경호원 필요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 조끼를 아무리 한 겹 두 겹 입어도 죄지은 사람은 불안하겠지만 저는 방탄 조끼 없이도 마음이 편안하고 지금도 지하철 타고 다닌다”라고 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김문수’를 연호했다.

김 후보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 후보를 또다시 정조준했다. 그는 “방탄조끼 입은 분이 한 말이 대한민국에서 북한으로 탱크를 몰고 올라갈까 싶어서 휴전선에 북한이 방호벽을 쳤다고 한다”며 “이런 망언을 한 사람이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이 아닌가”라며 보수 지지층을 자극했다.

천만 유권자 있는 곳… “서울 표심 얻으면 대선 승리”
서울의 정치 지형은 복잡하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치러진 8차례의 대선 중 서울에서 이긴 후보가 대선에서 낙선한 사례는 18대 대선 단 한 차례뿐이었다. 그만큼 상징성과 전략적 가치가 모두 높은 격전지로 통한다.

역대 대선에서 서울 표심은 보수와 진보의 균형추가 매번 출렁였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서울에서 승리하며 정권교체의 발판을 마련했고, 2002년엔 노무현 후보가 강남벨트 열세에도 서울 전역에서 고른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2012년 박근혜 후보는 서울에서 문재인 후보에 간발의 차로 앞서며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고,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서울에서 42.3%를 얻으며 전체 승리를 견인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서울에서 4.83%포인트 차로 이재명 후보를 앞서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역대 전국구 선거에서도 서울의 표심은 요동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이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강남 지역을 제외한 서울 모든 지역을 석권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이 타격을 입으며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다시 보수세가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2023년 강서 보궐과 2024년 총선에선 민주당이 다시 압승을 거뒀다.

서울은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1000만 유권자의 여론을 선도하고, 이슈 파급력이 강해 전국구 선거 때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대선을 2주 앞두고 각 후보 캠프가 서울 도심과 주요 상권을 돌며 집중 유세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다.

20일 서울 고속터미널역 1번 출구 앞에서 유세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설을 지켜보는 지지자들. /박숙현 기자

李 ‘커피 원가’ 발언에 유세장 나온 자영업자들… 무당층은 “두 후보 다 별로”
이날 고속터미널 앞과 광진구 유세 현장에는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모습이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고, ‘육사 총 구국동지회’ ‘자유대한민국 수호’ ‘국민통합’ ‘통일 대통령’ 등의 붉은색 대형 깃발이 펄럭였다.

지난 12월 윤 전 대통령 한남동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는 윤문자씨(62세·여)는 “저는 민주당 패악질에 분통 터져서 여기에 나오게 됐어요. 김문수 후보 같이 정직한 사람이 나와야 두 다리 뻗고 자잖아요. 민주당은 이재명 같은 사람을 어떻게 (후보로) 올려다 놓는지”라며 “이재명같이 듣기 쉽게 말을 자꾸 늘어놓아 봤자 소용없어요. 살아온 과정을 보고 후보로 앉혀야지”라고 말했다.

윤씨는 유세장 한켠에서 김밥을 먹으며 김 후보의 다음 유세 현장도 뒤따라 응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고속터미널역 유세 현장에 나온 자영업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규탄했다. /박숙현 기자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자극을 받아 나온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이모씨(47세·여)는 “생업도 때려치우고 나왔다”며 “상식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포퓰리즘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커피 120원 발언하면서 확 놀랐어요. 서민 물가도, 서민 경제도 모르는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을 한다는 김모씨(37세·여)도 “앞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커피 장사가 폭리 취하는 업종이구나 이렇게 생각할 거 아니에요. 정치인의 말에는 무게가 있어야 하는데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라고 옆에서 말을 보탰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찍을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도 상당했다.

광진 사거리앞 ‘공구거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강동구 주민 고모씨(58세)는 “(김문수·이재명 후보) 둘다 마음에 안 들어요”라며 “한동훈이를 한번 찍어주려고 했는데”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두 후보는 인간성이 흠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잘라 말했다.

고씨는 “김문수 후보는 119에 전화해가지고 관등성명 말하기도 했고 단일화도 말이 바뀌었다”라며 “이재명 후보는 기본 상식이 안 된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에 대해선 “원가가 싼게 아닌데 그렇게 얘기하면 우리 같은 사람은 먹고 살기 힘들죠. 재룟값이지, 원가라고 하면 안 되지. 말을 잘못한 것 같아요”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본 회사원 박모(46)씨도 “윤석열 대통령 때 실망을 좀 많이 해서 솔직히 국민의힘은 좀 그래요”라며 “그래도 그냥 싫다 이런 건 아니고 그래도 연설을 한번 들어보려고 왔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고발 같은 게 많이 있잖아요. (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을 자주 하는 것도 좀 너무하다 싶어요”라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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