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 때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수용하는 법 배워야"
바티칸미디어가 제공한 사진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19일 바티칸에서 페루 람바예케 지역 대표단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자신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새 지도자가 될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전날 바티칸에서 열린 페루 람바예케주(州)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쾌차하기를 늘 바랐다"며 "병원에서 퇴원한 뒤 직접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내가 그분의 뒤를 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뜻은 때때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 뜻을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삶을 하느님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레오 14세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교황이 선출된 8일 "콘클라베 하루 전날인 6일 동생과 통화에서 첫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생은 '말도 안 된다. 그들은 미국인 교황을 뽑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고 전한 적이 있다.
교황은 이날 또 "페루는 내 삶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라며 "이 나라는 신앙, 공동체 의식, 우정의 정신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준다. 페루가 세계에 선사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람바예케 대표단은 지난 18일 열린 레오 14세 즉위 미사에 참가하기 위해 바티칸을 방문, 긴 시간 동안 페루에서 사목 활동을 해온 교황에게 감사를 전했다. 페루 안디나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호르헤 페레즈 람바예케 주지사가 이끈 대표단에 "치클라요 만세"라고 외치며 페루 국민의 애정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레오 14세는 페루에서 20년간 선교사로 활동했다. 2014년에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페루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된 후 이듬해 주교로 임명됐다. 같은 해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다. 선출 직후인 첫 공식 인사에서 스페인어로 "사랑하는 치클라요 교구"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