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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11분 화재 신고... 초진 난항
고무 녹이는 공정에서 최초 발화 추정
옆 건물 옮겨붙고 건물 일부 3차 붕괴
"완전 진화에 최장 일주일 걸릴 수도"
직원 1명 중상·소방대원 2명도 화상
17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소방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을 집어삼킨 대형 화재는 타이어용 고무 더미를 장작삼아 확산세를 무섭게 키워갔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력 355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다했지만, 불길은 밀폐된 공장 건물들 사이 연결 통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번졌다. 최악의 경우 축구장 5개 규모의 공장 건물동을 모두 태운 뒤에야 완전 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 제2공장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불이 난 건물은 타이어용 생고무를 녹이는 1차 공정동으로, 고무를 예열하는 전기 오븐 장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스파크가 발생해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똥이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오전 7시 59분에 기해 광주 전체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는 2단계로 대응 단계를 격상했고 오전 10시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현장엔 장비 149대와 소방인력 452명이 동원됐고, 전국 각지에서 고성능화학차 15대도 투입됐다.

소방은 화재 초기 진압부터 난항을 겪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각 공정동이 일자형으로 이어져 있다. 불길은 각각의 공정동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를 따라 번졌다. 공장은 크게 남쪽 제1공장과 서쪽 제2공장으로 나뉘는데, 오후 3시 30분 기준 축구장 5개 규모인 제2공장의 80%가 불에 탔다. 화염이 최대 100m 높이까지 치솟으며 내부 통로를 타고 번지고 있어 초진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샌드위치 패널 공장 건물들이 빼곡하게 붙어있는 구조 탓에 소방 용수를 뿌리더라도 화염에 닿지 못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김관호 광주광산소방서장은 "불이 난 곳엔 생고무 20톤이 적재돼 있어 소방용수로는 잘 꺼지지 않는다"며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데 최장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엔 제2공장을 전부 태우고서야 완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은 추가 화재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굴착기 등 중장비로 연결 통로를 절단하려 시도했지만, 대규모 기기 설비가 연결돼 있어 이마저도 실패했다. 최초 발화 지점이 있는 3층 규모의 1차 공정동은 압축열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리면서 세 차례에 걸쳐 붕괴됐다. 내부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들은 추가 붕괴 우려로 철수했다. 건물 붕괴 뒤엔 천장 일부에 틈이 생겨 당국은 국방부·산림청 헬기 포함 총 11대의 헬기를 동원해 물을 쏟아붓고 있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도 2대 가동했다.

17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현장에 설치된 대용량포방사시스템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소방청 제공


화재 발생 뒤 공장에 있던 직원 400여 명은 자력대피했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20대 공장 직원 1명이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은 당초 이 직원이 옥상에 고립돼있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헬기로 접근했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건물 2층에서 구조했다. 양쪽 다리에 마비 증세를 보이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3차 붕괴 당시 땐 건물에서 빠져나온 불길이 폐유저장탱크 냉각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이밖에 인명피해는 추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불이 난 공장 인근 광주송정역 일대는 종일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다. 생고무가 타며 화염과 함께 유독가스를 머금은 시커먼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나오자,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차량 우회 등을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했다. 광산구청도 안전문자 메시지를 보내 인근 주민들이 유독가스를 마시지 않도록 창문을 닫거나 외출을 자제하도록 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화재 상황이 수습될 때까지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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