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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낮 12시50분쯤 30대 남성 A씨가 타인 명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서울 영등포경찰서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반복적으로 인출한 30대 남성이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4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협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낮 12시50분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ATM)에서 5만원권을 계속해서 인출했다. 이 모습을 수상히 여긴 시민이 112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돈을 계속 뽑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분 만에 도착했지만 A씨는 현장을 벗어난 뒤였다. 경찰관들은 ‘덩치가 크다’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제보 내용을 토대로 은행 주변을 순찰해 3분 만에 용의 차량을 발견하고 A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차 안에서 타인 명의의 카드 17장과 현금 약 1800만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같은 날 입건시켰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모 소유의 카드로 가상화폐(코인)를 구매하기 위해 현금을 인출하는 중이었다”고 진술했지만 고모의 정확한 이름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은 A씨를 입건하는 한편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가 다수의 타인 명의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반복 인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의 흐름과 공범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타인의 동의 없이 전자금융수단(카드·계좌 등)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수법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금책에게 자주 발견되는 방식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도 조직적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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