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불참속 진행되는 사법부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속에 진행되고 있다. 2025.5.1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한주홍 오규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지만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하고 청문회 자체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리를 비운 가운데 회의가 진행되면서다.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등 이날 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들은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청문회를 추진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불출석이 위법하다며 반발했다.

김용민 의원은 "증인들이 다 안 나왔는데, 법원에서 재판할 때 피고인이나 증인을 소환하면 국민들은 다 나간다. 법에 의무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오늘 이 자리도 증인으로 소환됐으면 당연히 나와야 하는 거다. 이걸 거부하는 건 법 위반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불출석 사유서 보여주는 정청래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대법관들의 불출석 사유서를 보여주고 있다. 2025.5.14 [email protected]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을 더 모범적으로 지켜야 하는 분들이 불출석했다"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2조를 위반했다. 적절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대법원이 법사위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점을 거론하면서 "대법원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요구에 귀를 막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 불참한 채 긴급회의를 열고 사법부를 압박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범죄자 이재명의 대권가도를 위해 대법원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겠다는 야만적 의회 쿠데타"라며 "삼권분립을 '삼권장악'으로 바꾸고 말겠다는 이재명식 독재정치의 본격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청문회는 민주당과 혁신당 의원들의 사법부 성토 속에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법사위가 진행한 '조희대 특검법' 관련 대체토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 판결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전례 없는 판결로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법원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대법원장님은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바로 정리해버리겠다'고 언급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관련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녹취는 누군가가 "4월 4일에 윤석열 선고 끝나고 4월 7일인가 10일인가 15일인가 조희대 대법원장하고 정상명·김충식·한덕수하고 네 명이 만나 점심을 먹었고 그 자리에서 조희대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거야.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얘기했다는 거야. 그런 이야길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서 의원은 녹취 속 발언자나 제보자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이 과연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사법부를 겁박하는 법사위를 선거 앞두고 열 수 있느냐"며 "법사위가 사법부를 압박하는 '겁사위'가 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도 "민주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국회를 운영하는 이유는, 결국 당의 명운이 이재명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이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대통령직을 범죄 도피처로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들어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회 법사위의 '사법부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가 예정된 14일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 등 대법관 12명과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025.5.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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