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블랙리스트 오해 부를 수밖에 없어"
통일부 "행사 연기돼 일정 미정으로 섭외 중단한 것"
통일부 "행사 연기돼 일정 미정으로 섭외 중단한 것"
가수 하림(본명 최현우)이 2023년 12월 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통일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에서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가수 하림의 행사 섭외를 중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기관 주최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이유는 작년에 광장에서 노래를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은 지난해 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문화제' 무대에서 공연했다.
하림은 "남북 청소년 관련 행사라 낮은 개런티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기로 하고 이미 포스터까지 나온 일에 이런 식의 결정을 한 것은 또 다른 블랙리스트 같은 오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위에서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하림이 언급한 '남북 청소년 관련 행사'는 28일 개최 예정인 '남북 청년 토크콘서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해당 가수의 섭외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행사 자체가 대선 이후로 연기돼 섭외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기간과 일정이 겹치면서, 특정 가수의 출연이 불필요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측은 아직 행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일시, 장소, 출연진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섭외 유지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처 차원에서 배제 방침이나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