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가톨릭교회 희년 행사에서
“우리의 이웃은 적이 아니라 같은 인간”
선출 직후·부활 삼종기도서 연일 ‘평화’ 강조
외국 정상 중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첫 통화
“젤렌스키 대통령과 교황 회담 추진 중”
“우리의 이웃은 적이 아니라 같은 인간”
선출 직후·부활 삼종기도서 연일 ‘평화’ 강조
외국 정상 중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첫 통화
“젤렌스키 대통령과 교황 회담 추진 중”
교황 레오 14세가 14일(현지시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동방 교회 희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14일(현지시간) 세계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에게 평화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며 “저 역시 평화가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청은 언제나 적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됐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고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쟁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무기는 침묵시킬 수 있으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 무기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며 “고통의 씨앗을 뿌리는 자들이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야말로 역사를 만들어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이웃은 적이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했다.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첫 일성으로 ‘평화’를 강조했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서 교황으로서 첫인사를 하며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부활 삼종기도에서는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며 종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협상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지친 민간인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돼야 하며, 모든 인질들은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에 대해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처음 통화한 외국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교황 즉위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별도 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했다.
올해 희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분쟁 지역에 기반을 둔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이 바티칸을 방문했다. 이들은 소수 종교 집단으로서 박해와 위협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