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건희 여사가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향하며 꽃다발을 선물 받고 있다. 정효진 기자


공천 개입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검찰의 공식 소환 통보를 거부하면서 검찰 셈법이 복잡해졌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임박했고, 김 여사 역시 ‘정치 중립’을 불출석 사유로 들고 있는 만큼 검찰이 6·3 대선 전 김 여사를 강하게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면 ‘특검론’에 힘이 붙을 가능성이 커 검찰로서는 이를 마냥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선거 직후 강제수사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앞서 명태균 게이트 관련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1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김 여사는 2022년 대선에서 명씨에게 여론 조사 결과를 받은 대가로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하고 별도로 지난해 총선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 측이 내놓은 불출석 사유는 ‘정치적 중립을 해칠 우려’였다. 대선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 부인이 특정 정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받으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실상 대선 전 검찰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범죄 혐의 피의자가 불출석 사유로 공적인 이유를 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일신상의 사유가 아닌, 평가적 요소가 개입될 수 있는 공적인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대선을 20일 남기고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체포영장 발부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선 직전에 전직 영부인 체포를 시도하려면 정치적 파장을 감수해야 한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A부장검사는 “선거 기간에는 예민한 수사를 안 하는 게 원칙”이라며 “재출석 요구를 하더라도 대선 이후 출석을 전제로 날짜를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에 붙어 있는 검사선서 액자 아래로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다만 대선 이후로 조사가 지연되면 검찰이 ‘눈치 보기식’ 수사를 했다는 반대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검찰은 지난 2월 이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긴 뒤 곧바로 김 여사에게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진전 없이 3개월이 지났다.

수사팀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 핵심 인물을 거듭 불러 조사하고도 김 여사 조사 단계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등이 대선 이후 ‘김건희 특검’ 실시를 주장하고 있어 그 전에 수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도 받는 중이다.

검찰의 이번 소환 통보가 대선 이후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전 미리 한 차례 소환 통보를 마친 만큼 대선 이후에도 김 여사 측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바로 체포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불출석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통상의 절차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49 다이소 이어 중고까지…건기식 규제 풀자 약사회는 반발, 유통은 질주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8 철강·알루미늄 '관세 타격 컸다'‥성장률 전망도 '0%대'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7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 참여 학생들 고소 취하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6 "돈 안 주면 임신 폭로"… 손흥민, 20대 여성 공갈 혐의로 고소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5 이준석 67% 대선후보 비호감 1위…2위는 누구?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4 통일부, 尹 퇴진 촉구 집회 공연 이유로 가수 하림 섭외 중단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3 ‘동탄 30대 남녀 사망사건’ 납치살해로 드러나.. "계획범죄"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2 中 '반도체 굴기' 칭화유니 前회장에 사형 집행유예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1 PK 모인 대선 후보들···이재명 ‘이순신’, 김문수 ‘박정희’, 이준석 ‘노무현’ 소환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40 “세월호…죽음의 굿판” 모욕죄 수준 김문수 막말 다시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9 윤석열 ‘자진 탈당’ 하나…석동현 “두루 판단해 대처하실 것”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8 악! 소리 난다...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0%’대까지 추락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7 문수·덕수는 난투극, 재명·준표는 막걸리?‥"가짜 영상은 중대 선거범죄"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6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설명때 "통일"…이 표현에 대만 '충격'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5 손흥민, 공갈 혐의로 20대 여성 고소…"임신 속여 수억원 요구"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4 레오 14세 교황 "세계평화 위해 모든 노력 다하겠다"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3 [단독] 대법 “이재명 당선 시 재판중지? 각 재판부가 판단할 몫”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2 "노인 인구관리 가장 시급…'75세로 상향' 미룰수 없어"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1 초등생, 여교사 머리채 잡고 폭행…부모는 아동학대 신고 new 랭크뉴스 2025.05.14
47930 롯데물산, 2000억원대 이천·안성물류센터 매각 new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