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수천억원대 손실 입힌 혐의
사형 집행유예 선고받은 칭화유니 전 회장 자오웨이궈
[중국 지린성 지린시 중급인민법원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중국 지린성 지린시 중급인민법원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국유기업으로 통했던 칭화유니(쯔광그룹·紫光集團)의 창업자인 자오웨이궈 전 회장에게 사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고 중국중앙TV(CCTV)가 14일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 지린시 중급인민법원(1심)은 이날 국가 경제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히고 국유자산을 불법 점유하는 등 부패 혐의로 기소된 자오 전 회장에 대해 사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권리를 영구 박탈하고 전 재산을 몰수할 것을 명령했으며, 친인척 불법 이익 제공죄로 징역 5년에 벌금 1천만위안(약 20억원)을, 상장회사 이익 침해죄로 징역 3년에 벌금 200만위안(약 4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부패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만큼 너무 크고 국가에 심각한 손해를 끼쳐 사형이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하고 불법 수익을 전액 반환했다는 점에서 형을 즉시 집행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2018∼2021년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원래는 기업이 구매했어야 할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시세차익을 챙기는 수법으로 4억7천만위안(약 900억원) 규모의 국유 자산을 불법 점유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4∼2021년 회사의 수익성 높은 사업을 특정 관계인에게 맡기는 등의 수법으로 8억9천만위안(약 1천7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혐의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자오 전 회장은 2009년 칭화대가 운영하는 학교 기업인 칭화유니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회사 경영 방향을 반도체 중심으로 돌렸다.
칭화유니는 무리한 대출과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유망기업들을 인수했으나 결국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2020년 11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당시 자오 전 회장의 처벌은 중국이 10년간 공들였던 '반도체 굴기'의 실패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그가 파산 절차 과정에서 중국 당국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해석도 있었다. 그는 2021년 헐값 매각에 반대한다는 공개 성명을 낸 바 있다.
중국에서 부패 관련 혐의에 대한 사형 선고는 항소를 거쳐 종신형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많다고 AFP는 짚었다.
칭화유니 회장 재임 시절의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칭화유니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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