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해양 산업 정책의 현장 집행력을 강화하고, 부·울·경을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유세에서 “대한민국의 해양 국가화,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위해 해수부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공약했다.
이 후보는 “원래 국가기관들은 서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딱 하나, 해수부만은 예외로 해서 부산에 옮기겠다. 제가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 후보가 민주당 제21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지난달 20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당시 해당 공약이 발표되자 부산 지역사회는 환영했고, 인천 항만업계는 지역 간 불균형을 이유로 반대했다. 세종지역도 행정수도 완성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이날 국내 최대 선사 HMM 이전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그것(해수부 부산 이전)만으로는 부족하다.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운회사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사가 HMM이라고 한다. 그 HMM이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민간회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출자지분이 있어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사를 옮기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이 직원들인데,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세 도중 부산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인 전재수 북극항로개척추진위원회 위원장과 HMM 노조 측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책 약속’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연설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이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거론하고 있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방안에 대해서는 “어려운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측) 사람들이 이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해야겠다”며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동안 말만 하고는 뭘 했나”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의 한국은행부터 산업은행, 주택은행 싹 다 부산에 갖다 주면 좋겠지만 그게 되겠나”라며 “그렇다고 불가능한 약속을 제가 속여서 할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수준이 높아서 정치인들이 불가능한 공약을 내면 속아 넘어가서 표 찍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뒤에 가서 ‘저놈 또 거짓말하네’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저는 선거에 나가면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공약 이행률이 95%를 왔다 갔다 한다”며 “약속했다가 못할 경우는 있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서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그게 이재명의 강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