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통상협의 연장선
실무협의 화상으로 진행 중
실무협의 화상으로 진행 중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서울경제]
한국과 미국의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환율 협의를 처음으로 공식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다음 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 가치 절상 압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과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는 5월 초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나 약 한 시간 가량 환율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워싱턴 DC에서 열린 ‘2+2 통상협의’에서 양국 재무당국이 환율 문제를 별도 논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에 처음으로 만나 실무 협의를 한 것이고 최근에도 컨퍼런스콜 등 비대면 방식으로 실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연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실무 협의가 본격화되면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주목 받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420.2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한미 환율 회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원·달러 환율은 이날 6시 18분 기준 1397원까지 급락했다. 최근 들어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미 환율 협의가 미국의 원화 절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 재무부는 오는 6월 환율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경상수지 흑자 비중, 대미 무역흑자 수준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도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치를 충족하면서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포함돼 다음달에도 관찰대상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 간 고위급 소통을 지속해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 시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