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정상들이 이용할 만찬장을 새로 짓고 있었는데요,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이제 와서 갑자기 이 건물을 안 쓰고 호텔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더 많은 인사를 초청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양을 갖춰가고 있던 한옥 형식의 건물.
APEC 정상회의에서 정부가 힘을 주고 있던 행사인 정상 만찬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에 새로 짓는 건물입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건축비만 41억 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완공을 위해 속도를 내왔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만찬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행사를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 장소를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겁니다.
공식 만찬에 보다 많은 인사를 초청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인데, KBS 취재 결과,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난 17일 정부의 합동 안전 점검에서 만찬장의 전기 소방 분야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겁니다.
화장실도 문제였습니다.
외부에 있어서, 정상들이 가려면 50미터 밖으로 나가야 했고, 만약 비가 오면 우산까지 써야 했습니다.
또 음식을 정상회의장에서 조리해 운반해 와야 하는데, 차로 20분 거리라 귀한 손님에게 식은 음식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박물관 훼손이나 관람객 불편 우려도 고려했다고 합니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만 했다면 만찬장을 처음부터 호텔로 정했을 텐데, 큰돈과 공을 들여 지어놓고 제 목적으로 못 쓰게 된 겁니다.
만찬장 장소가 결정된 지난 1월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로 APEC 준비를 총괄하던 한덕수 당시 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이 되면서 준비 부족 우려가 제기되던 때였습니다.
정부는 새로 지은 건물은 APEC CEO 서밋과 연계해 기업인들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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