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에 오셔서 기쁘다” 영접
오후 정상회담도 내내 화기애애
‘아베 피격’ 영향 나라현 경비 삼엄
오후 정상회담도 내내 화기애애
‘아베 피격’ 영향 나라현 경비 삼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숙소 앞까지 나와 직접 맞이하고 있다. 나라=김지훈 기자
보라색 넥타이 차림을 한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오전 11시3분쯤 공군 1호기를 통해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청와대의 청색, 일본 국기의 적색을 혼합한 색으로 양국의 조화와 연결을 강조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 대통령 숙소에 직접 마중을 나오며 파격적인 환대를 보였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오전 에리 아르피야 외무성 대신정무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브누아 뤼로 간사이공항회사 부사장 등의 영접을 받으며 일본 일정을 시작했다. 정상회담 장소이자 숙소인 나라현의 한 호텔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맞이한 건 다카이치 총리였다. 파란색 재킷 차림의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현에 전날 도착해 회담을 준비했고, 이날은 호텔 앞에서 미리 기다리며 전용차에서 내린 이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향해 먼저 허리 숙여 인사한 뒤 환한 표정으로 “저의 고향에 잘 오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손을 맞잡으며 “이렇게 벽을 깨고 환영해 주시면 저희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일본 국민도 그렇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도 총리님의 이런 모습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김 여사에게도 “TV에서 뵈었는데 역시 아름다우시고 멋진 분”이라고 말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제가 할 말인데 감사하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애초 호텔 측 영접이 예정돼 있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숙소 앞에서 맞이하면서 의전을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식 최고의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 외교’를 앞세워 각별한 환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오후 정상회담에서도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장에서 이 대통령을 환한 미소로 맞았고,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양국 국기를 향해 차례로 묵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 때도 태극기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존중의 예를 표했다.
회담장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 봉욱 민정수석,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에키 고조 내각홍보관, 마쓰오 다케히코 경제산업심의관, 이이다 유지 총리대신비서관, 사토 게이 내각관방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나라현은 일본의 가장 오래된 고도이자 약 1500년 전 고대 한반도와 일본 간 교류의 역사가 있는 상징적 장소다. 나라현 일대는 이 대통령 도착 전부터 삼엄한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나라현 경찰이 인근 지역 경찰본부까지 동원해 수천 명 체제의 경계 태세를 갖췄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22년 나라현 유세 도중 피격된 사건 이후 같은 지역에서 열리는 정상 외교 일정에 일본 측이 경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 차량 이동에 맞춰 오사카부 경찰은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일시 통제했고, 시민에게 우회 협조를 요청했다. 나라시청에는 ‘환영 이재명 대통령 나라시 방문’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