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건복지부는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년 이후 의대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2027학년도 이후 늘어나는 의대 정원을 전부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배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역 의료 공백을 우선 해결하고,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년 이후 의대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의대 신입생 정원인 3058명을 초과하는 정원은 모두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 보정심 위원은 “복지부가 해당 방안을 제시해 위원들 간 큰 이견 없이 합의가 이뤄졌다”며 “향후 공공의료사관학교나 별도 지역의대를 설립해도 그 정원은 현재 보정심에서 논의중인 의대정원 규모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역의사제는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료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의료취약지 등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제도로 복무형과 계약형으로 구성된다. 복무형은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해 학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방식이고, 계약형은 기존 전문의가 국가나 지자체, 의료기관과 계약을 맺고 5~10년간 근무하는 방식이다.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돼 지난해 12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공의료사관학교(가칭)’ 설립과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인력 양성 규모와 배출 시점을 고려해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 인력이 지역 및 필수 의료 현장에 실제로 투입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의대 정원 규모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결과를 존중해 결정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보정심은 추계위에서 채택한 3가지 수요 모형과 2가지 공급 모형 간의 조합을 모두 고려해 시나리오를 도출할 계획이다.
다만 추계위의 의사 수 부족 규모 전망치를 두고 의료계의 반박이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이날 세미나를 열고, “의사 수를 늘리지 않아도 2040년 의사가 1만5000~1만8000명가량 과잉 공급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추계위가 지난해 말 “이대로라면 2040년 5704∼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발표한 내용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추계위 발표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관측 가능한 자료와 합의 가능한 가정을 토대로 수행된 최선의 결과”라고 곧바로 해명했다.
이날 보정심에서는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이번 추계에 따른 정원은 2027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5년간 적용하고, 다음 추계는 2029년에 실시하기로 했다.
또 급격한 증원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2026학년도 모집인원(3058명) 대비 2027학년도 정원 변동률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소규모 의대의 적정 교육인원 확보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24학번과 25학번이 함께 수업을 받는 교육 현장의 현실도 정원 산정 시 고려하기로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양적 규모나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사인력 규모 논의의 궁극적인 목적인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주 보정심 회의를 열고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증원 규모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