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귀 앞둔 군인, 처음 본 여성에게 흉기 휘둘러
지난해 1월 휴가 복귀를 앞두고 있던 20대 현역 군인 A 씨는 대전 중구의 한 거리에 앉아 있다가 20대 여성 B 씨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B 씨가 상가 건물 안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자, 흉기를 들고 뒤를 따라갔습니다.
A 씨는 여성이 들어간 용변 칸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고, 살려달라는 B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A 씨는 범행 도중 손을 다쳐 피가 흐르는 상태로 현장에서 도주했고,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자해를 시도하다 출동한 경찰에게 긴급 체포됐습니다.
A 씨는 경찰에는 "휴가 복귀를 앞두고 불안감을 통제할 수 없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원심, "흉기 준비해 생명 위협"… '강간 등 살인' 혐의로 20년 선고
지난해 8월 1심 법원은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을 명령했습니다. 검찰이 주장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겁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피고인이 군 복무에 대한 불만으로 휴가 복귀를 거부하고, 강력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속죄하지 않는다"고 질책했습니다.
A 씨의 심신미약 주장과 자살을 위해 흉기를 구입했다는 진술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A 씨 측 변호인은 "강간의 고의가 없었고 자의로 범행을 멈춰,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습니다. 검찰 역시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맞대응하면서 이 사건은 2심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 항소심, "강간 목적 범행은 아니야…" '살인·특수강간 미수' 13년 선고
오늘(13일)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A 씨에게 징역 13년으로 형량을 낮춰 선고했습니다.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한 1심과 달리, 살인 미수와 특수강간 미수 혐의를 인정한 겁니다. 피해자와 1억 5천만 원에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도 양형에 참작했습니다.
■ 20년→13년 감형… 1·2심 판단 갈린 이유는?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여자 화장실에 진입할 당시, 강간의 목적과 고의가 있었는지 합리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증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처음부터 강간을 목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게 아니라, 살인을 목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다 충동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거로 보인다며 ,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한 1심 판단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A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특수강간 미수'로 변경됐고, 형량도 함께 줄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자신보다 약하고 일면식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쳐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무차별 범죄는 특히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고 A 씨를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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