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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해 웃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해 웃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결심 공판을 앞두고 특검의 구형량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사형 구형·선고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무기징역이 바람직하다는 법학자의 주장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란우두머리에게 내려져야 할 것(구형·선고)은 집행 가능한 극형”이라며 “그 집행 가능한 극형은 우리 법제상으로는 사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사형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한 교수는 12·3 내란사태와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온 형사법 전문가로, 대표적인 사형제 폐지론자다.

한 교수는 우선 한국이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사형 집행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한국에서 사형은 법적으론 있지만 27년간 미집행이다. 따라서 사형 선고를 해도 무기형과 실질 효과는 같다”며 “1심에서 사형 구형, 선고돼도 항소심을 거쳐 가면서 결국 윤석열은 최종적으로 무기형으로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두환이 무기형으로 종결된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전두환은 1996년 내란수괴죄 등으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돼 무기징역이 확정된 바 있다.

사형이 윤 전 대통령에게 ‘순교자 서사’를 부여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교수는 “사형은 집행되지 않지만 상징적 효과는 엄청 높다. 이 세상에서 살 가치 없는 인간임을 확정하는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며 “사형수는 추종자들을 결집시키고, 순교자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리스트, 정치범은 사형선고, 집행당할 때 만대에 그 효과가 각인된다. 나쁜 짓을 했어도 사형은 죗값을 다 치른 것으로 되어 비난 효과는 줄어들고 대신 인상 효과가 워낙 크기에 생전의 나쁜 짓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며 “영화 만들 소재도 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사형 집행은 그들을 순교자로 만들고 테러단체의 선전·선동에 활용되게 하며, 폭력의 악순환을 막을 수도 없다고 경고한다. 같은 이유로 영국 북아일랜드는 1973년 테러 사건이 빈번한 상황 속에서 살인죄에 대한 사형제를 폐지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바 있다.

한 교수는 이런 이유 탓에 윤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사형을 되레 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사형 구형·선고 때 윤석열이 공포나 두려움에 질릴 이유도 없다. 어차피 집행당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뻔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사형을 훈장으로 크게 선전하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용도로 쓸 수 있다. 영치금이나 슈퍼챗도 훨씬 많이 모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내에 걸린 플래카드에서 ‘하나님은 윤석열을 부활, 복직하게 해주소서’라고 돼 있더라”며 “부활하려면 먼저 죽어야 하는데, 윤석열에 사형(을 구형·선고)하면, 부활 기도의 명분도 만들어준다”고 했다. 한 교수가 “(윤 전 대통령에게) 순교자 아우라가 나는 가시관을 그에게 씌워줄 필요는 없다”고 말한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구형이나, 판결에서, 사형이든 무기징역이든 일희일비하거나, 분노 경악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법정-실질 최종형이 무기징역 미만으로 내려갈 때는 분노 경악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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