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박연미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정전이 가른 승부… 테슬라 웃고 구글 울었다'라고 하셨어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큰 정전 사태가 있었는데, 그 얘긴가요?
[답변]
맞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 19일 오후부터 20일까지 변전소 화재로 샌프란시스코에 큰 정전이 있었습니다.
상업 시설 포함 13만 가구, 시 전체의 30%가 정전 피해를 봤고, 지난 20일 오후에도 사람들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걸을 만큼 일부 지역은 여전히 암흑 상태였는데요.
교통 신호는 불통이었고, 거리와 건물 조명도 꺼졌습니다.
이렇게 도심이 암흑 속에 빠진다면 사람은 당연히 운전을 포기하겠지만, 자율주행차량은 어떨까.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겁니다.
[앵커]
테슬라의 로보택시든 구글의 웨이모이든 컴컴하고 신호도 없는 도로를 달리긴 어려울 것 같은데, 결과는 어땠나요?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테슬라 로보택시는 계속 달렸고 구글 웨이모는 멈췄습니다.
현지 시각 21일 ABC와 CNBC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샌프란시스코 대정전 당일 SNS에는 두 회사의 자율주행 택시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옛 트위터, X에는 다수의 웨이모 영상과 목격담이 올라왔는데, 웨이모는 신호가 사라진 교차로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길을 막았습니다.
한 지역에선 3개 차선을 웨이모가 모두 막고 있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웨이모는 입력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자율주행 방식입니다.
정전으로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으면 사인이 없어서 웨이모가 판단을 못 하고 멈춰버리는 거지요.
웨이모는 서비스를 중단했고, 미국에선 자율주행 시대의 혼란상을 미리보기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테슬라 로보택시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정전 속에서도 안전하게 달렸습니다.
일각에선 감독형 자율주행 단계라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임기응변으로 대처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건 아니고요.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정전 속에 무탈하게 운행할 수 있었던 건 인공지능으로 '엣지 케이스' 학습이 충분히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엣지 케이스(Edge case)'란,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이 예상 못 한 상황이나 특정 조건에 맞춰 대응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예기치 않은 대정전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거지요.
말하자면 로보택시가 '갑작스러운 정전 상황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더라?' 생각해서 판단을 내리고 주행했다는 겁니다.
[앵커]
예기치 않은 극한 주행 실험을 통과한 테슬라, 주가도 올랐겠는데요?
[답변]
맞습니다.
22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1.6% 올랐고, 애프터마켓에서도 0.3% 추가 상승했습니다.
당일 인공지능 기술주 반등 흐름 속에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도 올랐지만, 상승폭은 0.9%로 테슬라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X 계정을 통해 "테슬라 로보택시는 샌프란시스코 정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자랑했고.
기술 인플루언서 마리오 나팔은 본인 계정에 "구글 웨이모는 지도와 질서에 베팅했고, 테슬라 로보택시는 혼돈에 베팅했다.
그 선택이 옳았다"고 썼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완전자율주행 도입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게 정부 계획인데, 이번 사건을 보니 해결해야 할 것들이 참 많네요?
[답변]
맞습니다.
이번 대정전과 웨이모 멈춤 사태는 무감독 자율주행 시대가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요구한다는 걸 알려줬는데요.
자율주행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되는 중이라 고민해야 할 것도 참 많습니다.
상반기에 이미 유료 로보택시 운행 횟수 천만 건을 돌파한 구글 웨이모나 중국 바이두가 운영하는 아폴로 고 외에도 차기 주자들이 속속 고개를 드는 지금.
정전뿐 아니라 지진, 화재 등 예상치 못한 재난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대답해야 할 시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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