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 KBS 캡처
2019년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에 맞춰 공연을 선보인 뒤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으며 유명해진 지병수씨가 지난 10월 3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17일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5일 발인을 거쳐 벽제 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
전북 김제에서 만석꾼의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전주신흥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무역학과를 중퇴했다. 형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다니다 서울 명동에 양품점 ‘듀반’을 열었다.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다 전통무용을 배워 일본 공연 가는 무용팀에 뽑힌 적도 있다.
3번의 사기와 잘못된 보증으로 재산을 날린 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았다. 결혼은 하지 않았고, 양아들 2명을 키웠다. 말년에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 반지하 월세방에서 혼자 살았다. 방 3개 중 2개를 옷 방으로 사용할 만큼 옷을 좋아했다. 양복이 30벌, 셔츠가 50벌, 구두가 100켤레에 이르렀다.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 KBS 캡처
2019년 ‘전국노래자랑’으로 반짝스타가 됐다. 자신을 “종로의 멋쟁이”라고 소개하더니 뒤로 돌아서서 ‘미쳤어’를 부르며 춤을 춰 인기상을 받았다. 이후 ‘할아버지 손담비’를 줄인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었다.
2019년 3월 29일 KBS 2TV ‘연예가중계’에 출연했고, 같은 해 4월 2일에는 유튜브 공식 채널이 생겼다. 4월 7일 롯데홈쇼핑 모델로 발탁됐고, 4월 16일 tvN ‘유 퀴즈 온더 블럭’ 13회에 나왔다. 5월 13일에는 KBS 1TV 인간극장 ‘할담비는 미쳤어’에 출연했다.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 tvN 캡처
2019년 10월에는 ‘일어나세요’라는 신곡을 발매했고, 2020년 1월 23일에는 ‘할담비, 인생 정말 모르는 거야’라는 책을 냈다. 야구 경기 시구에도 나섰다. 이후엔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이 뜸했다.
고인은 가족 없이 혼자 투병했다. 장례는 무연고로 치러졌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연을 맺어 매니저 활동을 했던 지인과 양아들이 상주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