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틱톡 '화장실 캠핑' 게시글 갈무리
화장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화캉스(화장실+바캉스)’, ‘화장실 캠핑’ 트렌드가 글로벌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에게 화장실은 자극적인 세상을 피해 홀로 휴식할 수 있는 ‘안식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 바이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Z세대는 일상 속 자극과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장실을 찾고 있다”며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장실 캠핑은 ‘자가 처방 힐링법’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실 캠핑이란 단순히 샤워 등 볼일을 보기 위해 잠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장시간 머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행위를 뜻한다. 틱톡에는 화장실에서 명상을 하거나, 조용히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Z세대 영상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틱톡 사용자 @Hendo는 20년째 화장실 캠핑을 실천 중이라며 “파티에 가서도, 직장에서도, 심지어 집에 혼자 있을 때조차 세상이 너무 자극적일 때면 화장실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장실에서 보내는 몇 시간은 심리치료보다 비용이 적고,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캠핑이 트라우마에 대한 대처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틱톡 사용자는 “침실에 잠금 장치가 없어 아버지가 술에 취해 화를 내는 동안 집 화장실에서 야영을 했다”고 고백했고, 또 다른 사용자는 “밤새 화장실에서 공황 발작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한 틱톡커는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에 투자해보라”며 “화장실 캠핑은 ‘멘털 디톡스’에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신중한 시각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디어 심리학 전문가 신시아 비니는 Psycle Health 기고를 통해 “샤워실에 앉아 있거나 욕실에 혼자 있는 행동은 때때로 기저에 깔린 우울이나 불안의 신호일 수 있다”며 “화장실 칸막이가 일시적인 안정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