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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5% 유지…이창용 “조기 해피엔딩 불확실” 경고
미 연준 금리 인하 속도조절과 양국 역대 최대 금리차도 영향
금통위원 6명 중 4명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어놔야” 의견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전원일치로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8%일 정도로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지만 가계부채와 집값 급등이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선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하반기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미국발 관세 충격, 추가경정예산 효과와 함께 수도권 집값 흐름이 기준금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통화정책 방향을 기준금리 인하로 바꾼 뒤 지난 5월까지 0.25%포인트씩 네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내수 부진, 미국 관세정책 등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효하다고 하면서도 이날 ‘숨고르기’를 택한 배경에는 주택시장 과열 심리가 깔려 있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집값 상승 기대심리는 지난달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으로 인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90%에 가깝게 올라 이미 소비·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번 부동산 급등이 지난해 8월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빠르다”며 “지난해에는 (금리 인하) ‘실기론’에도 (가계부채 변수를 고려해) 금리 인하를 한번 쉬고 잡혔구나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6·27 대책을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출 규제로 충분치 않으면 여러 추가 정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 역대 최대(2.0%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도 배경으로 꼽힌다. 추경 등 재정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도 봐가며 통화정책을 조율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그러나 추경에도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고 미국이 다음달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면 한은이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금통위원 6명(총재 제외) 중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관세는 관세대로 크게 올라가고 가계부채는 잡히는데 부동산 가격은 안 잡히면 금융안정과 성장 중 어디에 무게를 둬서 금리를 결정할지 금통위원들 간에도 의견이 많이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연 1~2회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울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0.2%, 월간 가계대출 증가 5조원 이하가 모두 충족되어야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 한 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5000억원이었다.

한은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뒤 통화정책이 떠안았던 경기 부양 부담을 재정정책으로 넘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데다 상반기 중 두 차례 금리 인하 결과가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신중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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