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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X·LME 구리價 t당 2600달러 넘게 벌어져
달러 약세 속 환헤지 여부도 수익률 차이 요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구리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구리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구리라도 어느 시장에 상장된 구리를 추종하는 지에 따라 연중 상품 수익률 차이가 25%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구리선물(H)’ ETF의 전날 종가 기준 연중 수익률은 33.02%다. 반면 ‘TIGER 구리실물’ ETF는 같은 기간 7.46% 오르는 데 그쳤다. 각 ETF의 기초지수가 구리 선물과 현물이라는 차이도 있지만, 구리 가격 기준도 다르다. KODEX 구리선물(H)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이고, TIGER 구리실물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인 점이 결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오는 8월 1일부터 구리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관세율 25%를 웃도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는 동안 COMEX에서 구리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이 구리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구리 수요 160만톤(t)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86만t)를 해외에서 들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려 수입 문턱을 높이면, 미국 내 구리 수급이 빠듯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가격을 자극할 요인이다.

미국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COMEX와 국제 기준 역할을 하는 LME의 구리 가격도 점점 벌어졌다. COMEX와 LME의 구리 스프레드(가격 차이)는 최근 10년간 t당 200달러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 t당 1000달러를 뚫었고 최근엔 t당 2600달러 이상까지 치솟았다. COMEX 시장의 구리 가격을 기초로 한 ETF·ETN의 수익률이 더 좋은 이유다.

다만 COMEX 구리 선물 가격을 따르는 ETF와 ETN 투자자는 롤오버를 염두에 둬야 한다. 롤오버 비용이 ETF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롤오버는 만기가 다가오는 선물 계약을 다음 만기 선물 계약으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현재 COMEX 구리 선물이 만기가 가까운 선물보다 만기가 먼 선물이 더 비싼 ‘콘탱고(Contango)’ 상태라는 점이다. 롤오버 때 싸게 산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고 더 비싸게 포지션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COMEX 시장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주춤할 경우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달러 약세 국면에서 환헤지 여부도 수익률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전날까지 올해 연중 수익률이 ‘삼성 구리 선물 ETN(H)’와 ‘신한 구리 선물 ETN(H)’은 각각 35.38%, 35.22%로 비슷하다. 반면에 ‘한투 구리 선물 ETN’은 26.06%로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세 상품 모두 COMEX 구리 선물 가격을 기초로 한다. 다만 (H)가 붙은 두 ETN은 환헤지(Hedge·위험 회피)를 하고 있어 환율 영향에서 자유로운 반면, 한투 구리 선물 ETN은 달러 약세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적자를 이유로 관세 장벽을 세우는 동시에 달러 약세도 유도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월 109.75를 고점으로 현재 97선도 밑돌고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역시 지난 4월 1490원까지 육박했다가, 현재 1360원에서 1370원을 오가고 있다. 달러 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 환헤지 상품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장기 투자를 고민 중이라면 ETN은 ETF와 달리 만기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TN은 만기 때 기준 가격을 토대로 상환이 이뤄진다. 삼성 구리 선물 ETN(H)과 한국 구리 선물 ETN은 만기가 2026년 10월 26일로 1년 이상 남았다. 신한 구리 선물 ETN(H)은 만기가 2026년 2월 26일로 상대적으로 가깝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리는 전력과 반도체 핵심 원자재이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칠레를 비롯한 주요 구리 생산국이 물 부족 문제로 공급을 충분히 받쳐주기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관세 문제로 구리 가격이 왜곡된 상태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구리 시장의 공급 부족은 미국의 관세 부과 전 수입하려는 수요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관세 부과 이후에는 선수입 효과가 줄어 LME를 중심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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