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보기관 "中, 라팔 구매국에 추가 구매 중단 설득"
中 국방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반박
中 국방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반박
프랑스산 라팔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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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중국이 자국산 J-10 전투기를 판매하기 위해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를 겨냥해 '폄하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프랑스 정보 당국이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이 최근 입수한 프랑스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해외 공관을 동원, 라팔 전투기의 성능에 대한 의문을 확산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해외 중국 대사관 내 무관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처럼 이미 라팔 전투기를 주문한 국가에는 추가 구매를 중단하도록 설득하고, 잠재적 구매국엔 중국 전투기를 선택하라고 장려했다는 게 프랑스 정보기관의 분석이다.
프랑스는 이들 중국 관리의 접촉을 받은 상대국 측에서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
앞서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당시 파키스탄은 중국산 J-10 전투기의 수출형인 J-10CE 전투기로 인도군의 라팔 전투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키스탄은 J-10CE 전투기들이 라팔 3대를 포함한 인도군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중국도 "J-10CE가 공중전에서 아무런 손실 없이 전투기 여러 대를 한 번에 격추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방송은 J-10 개발 과정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등 J-10 띄우기에도 적극 나섰다.
프랑스 측에선 파키스탄의 이 주장때문에 라팔 구매국들이 전투기 성능에 의문을 품었지만 실제 J-10이 라팔을 격추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 J-10 전투기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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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연구원 에티엔 마르퀴즈는 9일 일간 르파리지앵에 "라팔은 미국산 F-16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지대공 미사일, 또는 우발적 사격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공군 참모총장 제롬 벨랑제 장군은 인도 측 손실이 라팔 1대, 러시아제 수호이 1대, 프랑스산 미라주2000 1대 등 총 3대뿐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는 전투기 손실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 당국은 파키스탄과 중국이 온라인에서 라팔을 비방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조직적인 공작도 벌였다고 주장했다. 라팔 잔해로 추정되는 조작 이미지와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전투 시뮬레이션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온라인 허위 정보 전문가들은 인도·파키스탄 충돌 이후 새로 생긴 1천개 이상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중국의 기술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확산했다고 밝혔다.
프랑스군 관계자는 다만 온라인 캠페인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같은 프랑스 주장에 대해 AP 통신에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이라며 "중국은 군사 수출에서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답변했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라팔은 기술과 다목적성 측면에서 우월하고, J-10은 상당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더 경제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공군 출신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장 뱅상 브리세는 "J-10은 라팔보다 기술적으로 덜 발전된 세대지만 3∼4배 저렴하다"며 "프랑스와 중국의 무관들은 자국 군사 장비를 홍보하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도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투기를 판매할 수 있다는 건 곧 세계 강자 반열에 들어간다는 것"이라며 "그 안에서는 경쟁의 강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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