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작성한 글. X캡쳐=연합뉴스
[서울경제]
일본에 거주 중인 한국인이 건물 창문에 몰린 파리 떼를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한 일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달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서에 전화해 봤다”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속에는 일본의 한 맨션 창문에 수십 마리의 파리 떼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담겼다.
작성자 A씨는 길을 걷다 우연히 위를 올려다보다 이 장면을 목격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는 즉시 관련 정보를 검색했고, 곧 이와 같은 현상이 고독사의 징후일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며칠 뒤 A씨는 “역시 고독사였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는 댓글을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은 6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보통은 그냥 지나쳤을 텐데 멋지다”, “관찰력이 없었다면 더 오랜 시간 방치됐을지도 모르겠다”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전했다.
고독사는 현재 일본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내 고독사 사망자는 2만 명을 넘었으며, 이 중 80%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 후 한 달이 넘도록 발견되지 않은 사례만 7000건에 달한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에서 2023년 3661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중 41.4%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경제적 취약계층이 고독사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고독사 방지를 위해 이웃 간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징후로는 △우편물·전단지가 계속 쌓여 있는 경우 △현관 주변의 악취, 벌레·파리 몰림 △며칠 동안 불이 꺼지지 않거나 TV가 계속 켜져 있는 경우 △마른 빨래가 오랫동안 그대로 걸려 있는 경우 △공과금 연체, 술병 등 쓰레기 더미의 방치 등을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