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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의 스마트폰 한컷
비 그친 후 찍으면 좋은 반사사진. 김성주 제공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많은 사진가는 찰나를 포착하는 눈, 때를 기다리는 인내, 고된 여정을 버티는 체력 등을 꼽는다. 혹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여기에 하나 더하고 싶은 게 있다. 날씨 운이다. 제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궂은 날씨엔 근사한 작품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전세계 어디나 비를 몰고 다녀 날씨 빌런(악당)으로 불리는 나. 날씨 요정이 그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부럽다.

6월 말부터 길게는 한달 이상 이어지는 ‘비의 계절’은 사진 찍기 힘든 시기다. 해를 보기 힘드니 사진은 어둡고 탁하기 일쑤요, 장대비라도 쏟아지면 집을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소중한 순간은 때와 날씨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기 마련이다. 다행히 몇가지 촬영 기술을 익히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심지어 축축한 날이 더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비 그친 후 찍으면 좋은 반사사진. 김성주 제공

비온 뒤 찍은 근사한 풍경사진. 김성주 제공

악천후 촬영의 성공 여부는 사진의 밝기가 결정한다.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맑은 날보다 빛의 양이 부족해 사진이 어둡게 찍힐 확률이 높다. 해결법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노출 보정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카메라 앱에서는 화면 속 피사체를 손으로 터치한 뒤 해(☀) 그림이 표시될 때 화면을 좌우(삼성 갤럭시), 상하(애플 아이폰)로 쓸어 넘겨 밝기를 조절한다.

카메라의 자동 설정보다 밝게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용법이 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어두운 환경에서는 노이즈가 쉽게 생긴다. 아이에스오(ISO) 감도 값이 높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어하는 방법은 수동 촬영 기능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 모드에서 아이에스오 감도 값을 400 이하로 설정한 뒤 셔터 속도를 변경해보자. 속도를 느리게 설정할수록 밝기가 증가한다. 다만 사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1/30초 이하로 셔터 속도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애플 아이폰은 수동 촬영 지원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셔터 속도를 고속으로 하면 빗방울이나 물웅덩이에 생긴 작은 파문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다. 김성주 제공

흐린 날 사진 찍는 데 요긴한 기능들. 피사체를 손으로 터치한 뒤 해(☀) 그림이 표시됐을 때 조정하면 밝기가 조정된다. 김성주 제공

후보정으로 사진 밝기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편집기의 노출, 밝기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또 대비, 채도, 선명도 옵션을 조절하면 빛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는 고속 촬영을 시도해보자. 프로 모드, 수동 촬영 앱에서 셔터 속도를 1/1000초 이하로 설정하자. 셔터 속도가 빠를수록 순간 포착에 유리하다. 동시에 사진이 어두워지거나 노이즈가 생길 수 있으니 아이에스오 감도 값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스마트폰을 바닥 가까이에 두고 수동 초점(MF) 옵션을 선택해보자. 초점은 가까운 곳에 고정한다. 빗방울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포착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촬영 버튼을 누르면 빗방울과 물웅덩이에 생긴 작은 파문이 생생하게 기록된다. 고속 촬영을 워터파크(물놀이공원), 워터밤 축제에서 사용하면 인물 주변으로 물방울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보이는 화보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비 그친 후 찍으면 좋은 반사사진. 김성주 제공

비 그친 후 찍으면 좋은 반사사진. 김성주 제공

비온 뒤 찍은 근사한 풍경사진. 김성주 제공

장맛비가 그치고 모처럼 화창한 날에는 반사사진을 찍어보자.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가 좋은 피사체가 된다. 반사사진 촬영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위치는 수면에 가깝게 두는 게 좋다. 반사되는 면적이 넓어지고 두 장면 사이의 간격이 줄어 대칭 효과가 극대화된다. 추가로 0.5x 또는 0.6x로 표기된 초광각 카메라를 선택하면 웅덩이 주변 풍경과의 대비가 강조되는데, 이것이 반사사진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사진의 구도는 화면 중심을 기준으로 대칭을 이루는 1:1 비율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긴 장마 끝에는 손꼽아 기다린 여름휴가가 있다. 악천후용 촬영 기술은 화창한 날에도 유효하다. 장맛비 벗 삼아 휴가철 촬영 기술들을 익혀두자. 그 노력이 인생 사진 한컷으로 열매를 맺을 것이다.

김성주 사진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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