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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장관 "국민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할 것“
식약처 "농가 간, 소비자 단체 합의 안된 상황”
양봉농가 "소비자 알권리 중요, 합의 사안 아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사양꿀에 설탕이라는 명칭을 넣겠다고 공언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 지난해 10월
사양벌꿀 명칭에 '설탕'을 넣겠다
고 밝힌 지 8개월이 지났지만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
하다. 명칭 변경을 요구해온 양봉 농가는 "설탕꿀로 표기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송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질의에 "국민이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사양꿀 명칭에 설탕을 넣도록 바꾸려고
한다"고 답했다. 농식품부는 이후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고 "소비자 오인을 방지하고, 유통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양벌꿀의 명칭을 '설탕벌꿀' '설탕사양벌꿀'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 양봉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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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716390002619)

하지만 본보가 확인한 결과, 농식품부는 명칭 변경을 위해 주관 부처인
식약처와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취합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고 설명했다. 실제 명칭 변경은 식약처 식품기준과 소관이다.
식약처 식품기준과
관계자는 "
생산자 단체 간 의견이 다르고, 소비자 단체도 현행 유지를 바라고 있어
명칭 변경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시의 한 양봉장에서 죽은 채 발견된 꿀벌.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면
식약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
는 이와 별도로 지난달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통해 "
사양벌꿀·사양벌집꿀을 제외한 벌꿀에 '천연' 표시를 허용
한다"는 내용을 행정예고 했다. 벌꿀에 천연 문구 사용을 허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올바른 식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양봉업계는 "
사양꿀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
"라고 비판했다. 설탕꿀로 명칭을 바꾸겠다는 약속 대신 '천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김종화 한국양봉협회 부회장
은 "소비자들이 사양벌꿀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알리려고 명칭 변경을 요구한 것"이라며 "벌꿀에 '천연'을 표시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며, 농가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액상과당을 넣어 양을 네 배 뻥튀기한 뒤 '벌꿀 100%'로 판매한 제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명칭 변경이 꼭 합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
도 나온다.
송인택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이사장
은 "사양(飼養)꿀은 말 그대로 사람이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만든 꿀이라는 뜻이지만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명칭 변경은 합의할 사항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사양꿀
은 꿀벌이 만든 월동용 꿀을 수확한 뒤, 대신
설탕물을 먹여 꿀을 생산·저장하도록 하는 방식
으로 생산된다.
사양꿀을 팔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
하다. 꿀 대신 설탕물을 먹은 꿀벌이 면역력과 수명 저하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양봉 업계의 신뢰 저하, 수입 사양꿀과 경쟁으로 인한 토종 농가 피해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북 부안군 위도면 치도리 꿀벌위도격리육종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꿀벌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사양꿀 생산량은 2020년 4,796㎏에서 2021년 6만5,166㎏으로 크게 늘었다 2023년 2만445㎏, 지난해 1만2,929㎏을 기록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입은 크게 늘고 있다. 식약처 수입식품정보마루를 보면
2023년 사양벌집꿀은 1톤에서, 지난해에는 18톤으로 급증
했다.

한편 송 장관은 이재명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게 되면서 정권 교체에도 살아남은 유일한 장관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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