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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 제작
충실한 K팝 재현에 한국 문화 녹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 넷플릭스 제공


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걸그룹 헌트릭스와 저승사자들로 구성된 보이그룹 사자보이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K팝 그룹이 아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들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이 기획하고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20일 공개 후 21~23일 사흘간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시청자들은 “진부하고 유치할 줄 알았는데 스토리와 음악 모두 훌륭하다”며 입소문을 퍼트리고 있고, 평론가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과 서울을 배경으로 영화 ‘고스트버스터스’와 애니메이션 ‘파워퍼프 걸’을 섞은 듯한 작품이다. 악령에 맞서 인간 세계를 지키는 장벽인 ‘혼문’을 음악의 힘으로 지탱하며 악귀들을 사냥하는 3인조 걸그룹 멤버들이 세상을 홀리며 위험에 빠트리는 저승사자 보이그룹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 호러,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등 여러 장르를 뒤섞으며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통을 이야기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매기 강 감독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무당의 춤과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 퇴마 스토리에 K팝을 접목시켰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보이그룹 사자보이스. 넷플릭스 제공


쉽고 단순하지만 흡인력 있는 플롯 구성, 충실한 K팝 재현, 섬세한 한국 문화 묘사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작품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7년 전 처음 이야기를 구상한 뒤 2021년 제작을 시작한 강 감독은 “팬데믹 기간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에서 서로 떨어져 있는 팬들이 음악으로 연결돼 한마음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이 이야기가 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첫 연출작인 그는 애니메이션 ‘위시 드래곤’을 만들었던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과 함께 작품을 완성했다. 애플한스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모린 구의 남편이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가 부르는 음악은 빅뱅과 블랙핑크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낸 프로듀서이나 더블랙레이블의 대표인 테디가 총지휘했다. 헌트릭스의 노래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가수인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불렀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은 사운드트랙의 첫 싱글인 ‘테이크다운(Takedown)’을 불렀고, 영화에는 듀스의 ‘나를 돌아봐’와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 등이 흐르기도 한다. ‘막내’ ‘후배’ 등 K팝에서 쓰는 용어들을 한국어 그대로 사용하는 등 세밀한 묘사에서 K팝에 관한 두 감독의 깊은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실제로 강 감독은 서태지와 아이들, H.O.T.를 가장 좋아하는 K팝 가수로 꼽았고, 애플한스 감독은 가장 처음 좋아했던 K팝 가수로 비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제공


현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도심 풍경은 물론 한국 드라마와 만화·웹툰의 특징, 음식, 민속적 소재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를 담았다. 미국 애니메이션의 작법을 따르지만 갓을 쓴 저승사자, 당산나무, 한약, 한옥, 호랑이 귀신 등 한국 문화를 이질감 없이 녹여냈다. 두 감독은 K팝 뮤직비디오부터 한국 드라마, 봉준호 감독의 영화 등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목소리로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 한국계 미국인이거나 한국인이다. 이병헌은 악령의 우두머리 ‘귀마’를 연기했고, 김윤진은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를 키운 이전 데몬 헌터 셀린 역, 안효섭은 사자보이스의 리더 진우 역을 맡았다. 켄 정, 대니얼 대 킴 등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스타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완성한 작품이다. 루미 역의 아덴 조는 “미국 주류 문화에서 한국 음식이나 옷, 음악 등을 본다는 건 어릴 적부터 바라왔던 일인데 실제로 그렇게 돼 너무도 멋지다”면서 “젊은 세대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도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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