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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4명 중 1명, 미성년 시절 음주

우리나라의 법정 음주 연령은 19세입니다. 개인이 합법적으로 알코올음료를 마실 수 있는 최소 연령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중고등학생 시절 호기심에 처음 술을 접한 사람도 꽤 많습니다.

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약 4명 중 1명꼴로 미성년 시절 첫 음주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대학 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술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시작을 안 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음주 시작 나이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보통 음주 관련 연구들은 과음 또는 폭음 같은 술을 마시는 행태에 주목하는 데 반해 이번 연구는 음주를 시작한 나이에 초점을 맞춰 분석이 이뤄졌습니다.

■ 19세 이전 음주 시작... 전체 원인 사망률 29%↑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35~64세 성인 3만 6,159명을 약 10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법정 음주 가능 연령인 19세를 기준으로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술을 처음부터 마시지 않은 사람(평생 금주자)과, 19세 이전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 19세 이후에 시작한 사람으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19세 이전에 첫 음주를 시작한 그룹은 전체 원인 사망률이 평생 금주자보다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알코올로 인한 심혈관질환, 각종 암, 간질환, 부상 및 사고 등 다양한 원인 사망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 청소년기 알코올 노출... 뇌 발달에 부정적

이후연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청소년기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되어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음주의 부정적 영향이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 우울 및 불안 장애, 충동조절 장애를 비롯해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남용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음주 시작 나이 19세 이전 그룹은 절반가량인 48%가 나중에 위험 음주자가 되었지만 19세 이후 음주 시작 그룹에선 위험 음주자가 된 비율이 22%에 불과했습니다.

■ "같은 음주량이라도 시작 나이가 중요"

누군가는 "어차피 현재 술을 마시는 건 똑같은데 언제 시작했느냐가 중요할까?"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음주를 하는 사람들만 따로 분석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미성년 시절 음주를 시작한 그룹이 성인이 된 후 음주를 시작한 그룹보다 사망률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폭음 같은 위험 음주자들 사이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벌어져 미성년 음주 시작 그룹의 사망률이 32% 더 높았습니다. 같은 수준의 과음을 하더라도 음주 시작 나이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 미성년 시절, 음주 시작한 여성... 사망 위험 2배 이상 높아

특이한 점은 성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여성의 경우 미성년 음주 시작 그룹의 사망 위험이 평생 금주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겁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여성은 동일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음주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이나 간질환, 암 발생이 남성보다 높다"며 "남성 음주자보다 음주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교수는 "회식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 남성은 주로 사회적 음주를 하는 데 반해, 여성은 혼술(혼자 마시는 술) 등 다른 형태의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혼술은 사회적 음주와 비교해 알코올을 더 자주, 더 많이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 "청소년 대상 음주 예방·개입 프로그램 적극 도입해야"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현재 한국의 법정 음주 연령 19세 정책의 효과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음주 시작 나이를 제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선 청소년 대상 음주 예방·개입 프로그램들이 적극적으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번 연구는 음주 시작 나이와 사망 위험을 장기 추적한 결과를 인정받아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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