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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번역은 처음이지? 환영해’ ‘귀엽다’… ‘AI 후발주자’ 애플 저격한 삼성
AI·하드웨어 변화보다 ‘UI 디자인’ 중점 둔 발표… 시리 2.0 출시 “시간 더 필요”
12년 만에 대대적 OS 변화에도 주가 1.21% 하락… 올해만 20% 빠지며 세계 시총 3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25) 무대 위를 걸으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맞춤형 앱? 플로팅 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인공지능(AI)이 이제 네 시계에 들어온다고? 귀엽구나’

‘실시간 번역은 처음이지? 환영해. 우리는 이미 글·음성을 번역해 왔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9일(현지시각) 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25) 개막 직후 X(옛 트위터)에 이같이 반응했다. 애플이 올해 행사에서 신규 AI라고 소개한 기능 대다수는 삼성전자가 작년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것과 동일하다.

1년 반 전 나온 ‘갤럭시 AI’와 비슷한 기능 나열
애플은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이날 WWDC25를 열고 올 가을부터 자사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공될 신규 기능을 공개했다. 온디바이스 AI(서버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를 통해 실시간 번역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전화·문자는 물론 영상통화(페이스타임) 하단에 실시간 자막 형태로 번역이 제공된다. 다만 페이스타임의 한국어 지원은 이번에 발표되지 않았다.

애플은 작년에 출시한 젠모지 성능도 개선했다. 만들고자 하는 이모티콘에 대한 설명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생성해 내는 기능이다. 기존 이모티콘을 섞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기능이 추가됐다. 또 이미지 생성 도구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는 챗GPT와 결합해 성능을 끌어 올렸다. 애플 측은 “유화 스타일 등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도 만나볼 수 있다”며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임의의 스타일’을 선택해 원하는 내용을 묘사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이 밖에 ▲알 수 없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AI가 발신자 정보를 파악해 통화 여부를 알려주는 ‘통화 스크리닝’ ▲상대방과 통화 내용을 녹음 시 전화 앱 통화 목록에 요약본으로 제공하는 기능 ▲카메라로 비춘 물건이나 아이폰 화면에 나타난 사물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비주얼 인텔리전스’ ▲카메라에서 2D 사진 이미지를 분석해 3D로 변환해 주는 기능 등이 추가된다.

애플 워치에서는 운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를 격려하는 ‘워크아웃 버디’를 신규 AI 기능으로 소개했다.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통화 상대방의 모습을 보여주는 ‘페르소나’ 기능이 애플 인텔리전스로 개선된다고 밝혔다.

애플이 올해 말 도입하는 AI 기능 대다수는 삼성전자가 이미 작년 온디바이스 AI 기반인 ‘갤럭시 AI’를 통해 선보인 기능이다. 화면에서 정보를 찾는 AI 기능도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 기기에서 선보인 바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 개발 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음성인식 비서 ‘시리’의 업그레이드도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은 작년에 시리와 생성형 AI를 결합해 사용성을 끌어올린 ‘시리 2.0’ 버전을 올해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시리 2.0에 대해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애플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25) 개막 직후 X에 게시한 글./온라인 캡처

12년 만에 OS 변화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AI 신규 기능과 함께 새로운 사용자환경(UI)인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알림창·아이콘·검색창 등을 반투명하게 만들어 창을 열고도 배경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도록 바뀐다.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패드·맥·비전프로 등 모든 제품군에 리퀴드 글래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아이폰(iOS18)·아이패드(OS18)·워치(OS11)·비전(OS2) 등 제품별로 제각각이었던 운영체제(OS) 명칭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부터 ‘iOS26’처럼 연도별로 통일하기로 했다.

애플이 리퀴드 글래스 도입으로 아이폰 운영체제 iOS7가 출시된 2013년 이후 유지해 왔던 OS 디자인을 전면 변경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새로운 하드웨어 발표 없이 ‘디자인’ 중심의 소프트웨어 변화만 공개한 데다, AI 후발 주자인 애플이 경쟁사와의 격차를 메울 발표도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 ‘리퀴드 글래스’ 설명 이미지./애플 제공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해였다면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23억대가 넘는 애플 활성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층과 주주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겠지만, 이번 WWDC는 발표 내용보다 발표되지 않은 것이 더 주목받고 있다”며 “애플의 AI 본격 복귀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소프트웨어 혁신보다 디자인 요소에 중점을 뒀고 몇 가지 새로운 AI 기능을 소개해 애플 팬들에게는 반가울 수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1% 하락한 주당 201.45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세계 시가총액 순위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에 밀려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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