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보수층 일각의 선거 불복 우려를 제기했다. 정권교체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대선 후 불복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30일 사전투표 관리에서 일부 문제가 드러나자 “절차가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 그 결과 자체를 승복하는 게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를 부정하려고 하는 흐름이 명백히 있다”며 “국민의힘에서는 공식적으로 그(김 후보) 발언이 선거를 부정하기 위한 빌드업은 아니라고 이야기했지만 ‘그 뿌리 깊은 사고 속에 그런 인식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수층 일각의 대선 불복 기류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맞닿아있다고 본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황을 보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극우·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한 상태로 있는데, 선거 이후에도 부정선거론을 계속 (주장)하면 국민으로부터 정말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등) 문제되는 것들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선거 관리상 문제가 있는 것이고 따질 건 우리도 따져야 하지만 부정선거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보수층이) 대여 투쟁의 명분을 이미 쌓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선 후 부정선거 음모론과 불복 흐름을 차단하는 차원에서도 안정적 승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당 일각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8~10%포인트 안팎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선대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표차가 크면 아무 말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선대위 공보수석부단장도 이날 YTN인터뷰에서 “한두 가지 사례를 꼬투리 삼아 사전투표의 공정성을 의심하거나 결과적으로는 선거 불복을 도모하려 하는 세력들이 발호하는 것을 분명히 국민이 심판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대법관)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내고 “선관위는 선거 과정의 투명성과 선거 결과의 신뢰성 확보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이번 선거를 준비했다”며 “이번 선거에는 사전투표소별로 투표자 수를 1시간 단위로 집계해 공개하고, 공정선거참관단이 선거 관리 현장을 직접 참관하도록 함으로써 선거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표가 마무리되면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정확하고 빈틈없이 개표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 온전히 나타나도록 하겠다”며 “정당·후보자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서도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승복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