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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업, 위성 제거 기술 개발
동체 파괴 아닌 집게로 움켜잡고 낙하
파편 생성하지 않아 아군 위성 보호
지상 발사장 아니라 비행기에서 출격
즉각 대응 가능…첫 시험발사 2027년
비행기 동체에 매달려 있다가 적 위성이 도는 지구 궤도를 향해 발사되는 무인 우주선의 상상도. 다크 제공


프랑스 기업 ‘다크’가 개발한 무인 우주선 개념도. 동체 앞에 달린 집게로 적 위성을 움켜잡은 뒤 지구로 낙하시킨다. 다크 제공


# “올라갈수록 풍선이 계속 팽창해서 고공에서는 결국 터질 거다. 그 전에 미사일을 쏴야 해.” 아파트 5층 높이의 대형 풍선에 매달려 지상을 떠나기 직전인 비밀정보기관 ‘킹스맨’ 요원 록시(소피 쿡슨 분)에게 상관이 굳은 표정으로 신신당부한다.

록시가 매달린 풍선은 본래 기상 연구기관들이 높이 수십㎞ 하늘 환경을 조사할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담하게도 이 풍선에 매달려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요격하는 임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목표물이 된 위성은 한 악당이 전 세계인들에게 분노와 싸움을 유발하는 유해 전파 신호를 발신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2015년 개봉한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속 장면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이 풍선을 타고 높은 하늘로 올라가 인공위성을 조준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영화적 허구다. 흔들리는 풍선에 매달린 채 수동 조준으로 위성에 정확한 사격을 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적 위성을 파괴하는 일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위성이 부서질 때 생기는 수많은 파편 때문이다. 이런 파편은 우주에 가만히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 주변을 초고속 회전하는데, 적 위성은 물론 아군 위성과도 얼마든지 부딪칠 수 있다. 일종의 ‘오폭’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상황이 곧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하늘로 올라가 적 위성을 파편 없이 제거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집게로 잡아 ‘동반 추락’

프랑스 우주기업 ‘다크’는 최근 적국이 띄운 위성을 지구 궤도에서 붙잡은 뒤 바다를 향해 함께 낙하해 소멸시키는 특수 무인 우주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무인 우주선의 겉모습은 기다란 원통이다. 핵심은 원통 머리에 달린 ‘이상한’ 부품에 있다. 인형뽑기 기계에 들어가 있는 집게처럼 생겼다. 기다랗고 관절도 장착돼 있어 손가락 같다.

무인 우주선은 임무를 부여받으면 레이더 등을 이용해 고도 수백㎞를 도는 적국 위성 코앞까지 접근한다. 그리고 집게를 한껏 벌렸다가 오므려 위성 동체를 움켜쥔다. 그 뒤 자체 로켓 엔진을 켜 비행 속도를 줄인다. 이러면 무인 우주선과 함께 적국 위성의 비행 속도가 함께 줄면서 고도가 낮아진다. 결국 지구 중력에 이끌려 무인 우주선과 적국 위성이 바다로 동반 추락하는 상황을 유도한다.

다크는 위성을 총이나 레이저로 타격해 산산조각 내는 것이 아니라 왜 굳이 집게로 붙잡아 추락시키는 방식을 쓴 것일까. 이유가 있다. ‘우주 쓰레기’, 즉 위성 동체 파편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중량이 수백㎏에 이르는 위성을 물리적 충격으로 부수면 수백~수천개 파편이 생긴다. 이런 파편은 총탄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 쓰레기가 된다. 파편을 덜 빠르게 돌게 하거나 멈춰 세울 기술은 인류에게 없다. 당연하게도 이런 파편은 피아 식별을 하지 못한다. 적과 아군 위성을 구분하지 않고 달려들어 산산조각 내는, ‘떠다니는 지뢰’가 된다는 뜻이다. 위성을 파괴하지 않고 끄집어내듯 제거하는 무인 우주선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상 아닌 비행기에서 출격

무인 우주선의 또 다른 특징은 출격 방식이다. 일반적인 우주선처럼 지상에 수직으로 서 있다가 발사되지 않는다. 비행기를 이용한다. 활주로에서 이륙한 대형 비행기 동체에 붙어 고도 수㎞까지 올라간다. 그 뒤 비행기 동체에서 분리되면서 자체 로켓 엔진을 점화한다. 공대공 미사일처럼 발사되는 셈이다. 로켓 엔진 추진력으로 고도 수백㎞까지 솟구친 뒤 목표로 한 적국 위성에 다다라 집게를 펼친다.

다크가 무인 우주선을 지상에 마련된 로켓 발사장이 아니라 비행기에서 출격하도록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크는 “로켓 발사장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라고 해도 비행기 이륙이 가능한 장소만 있다면 적 위성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며 “출격 결정이 내려지면 몇 시간 만에 무인 우주선이 지구 궤도에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크는 무인 우주선의 첫 시험 발사를 2027년으로 잡았다. 이때 특정 위성을 붙잡은 뒤 주변에 섬이나 육지가 없는 남태평양의 외딴 해역으로 낙하하는 연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현실화한다면 우주가 전장이 되는 ‘스타워즈’가 현실 앞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커진다. 다크는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기술은 우주 방어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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