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빙그레·오리온·롯데웰푸드 등 죄다 가격 올려
커피믹스·라면·과자·아이스크림·맥주 등 안 오른 품목 없어
크런키 가격 1년 안 돼 42%↑·초코송이 한 번에 20%↑
커피믹스·라면·과자·아이스크림·맥주 등 안 오른 품목 없어
크런키 가격 1년 안 돼 42%↑·초코송이 한 번에 20%↑
동서식품 커피 제품 가격 인상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동서식품은 오는 30일부로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제품과 카누 아메리카노 등 인스턴트 원두커피 출고 가격을 평균 9% 올린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동서식품의 커피 제품. 2025.5.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동서식품은 오는 30일부로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제품과 카누 아메리카노 등 인스턴트 원두커피 출고 가격을 평균 9% 올린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동서식품의 커피 제품. 2025.5.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올해 식품·외식업계에서 제품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져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 3∼4월 국민의 저렴한 한끼 식사인 라면 가격부터 올렸다.
동서식품은 6개월 새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빙그레는 눈에 띄지 않게 두 달 간격으로 품목을 나눠 가격을 올렸다. 대상과 오리온은 과감하게 일부 품목이나 제품 가격 인상 폭을 한 번에 20% 안팎까지 키웠다. 롯데웰푸드도 한 제품 가격을 1년도 안 돼 40%나 올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식품·외식업체들이 작년 12월 계엄 사태 이후 새 정부 출범 직전까지 집중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연합뉴스 집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지난 달까지 최근 6개월간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업체는 60곳이 넘는다.
소비자 체감상 최근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동서식품 믹스커피로, 불과 반년 만에 두 차례에 걸쳐 20% 가까이 올랐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30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주력 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 가격 인상률은 평균 9%에 달한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15일(평균 8.9% 인상)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대형마트에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180개입)는 지난해 11월 상순 2만9천100원에서 이날 3만4천780원으로 비싸졌다. 약 반년 만에 소비자가격이 19.5% 뛴 셈이다. 카누 아메리카노 미니(100개입)는 같은 기간 2만2천400원에서 2만6천700원으로 6개월새 19.2% 올랐다.
동서식품은 재룟값 상승과 환율 부담이 가중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1천300원대로 떨어졌다.
붕어싸만코 가격 1천400원으로 오른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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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제품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빙그레는 발효유 대표 제품인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의 소비자가격을 3천780원에서 3천980원으로 5.3% 올렸다.
빙그레는 지난 3월에 더위사냥과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제품 가격을 먼저 인상했다가 2개월 만에 다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가공유와 발효유 등 54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hy는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 올렸다.
주류회사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지난달 평균 2.7%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지난 4월 평균 2.9% 올렸다.
라면 매대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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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3∼4월에는 식품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잇달아 올려 서민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가공식품이어서 정부가 물가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품목이다.
1위 업체 농심이 지난 3월 17일 신라면 가격을 2023년 6월 수준인 1천원으로 다시 올리는 등 라면과 스낵 17개 가격을 인상하며 신호탄을 쐈다.
그러자 오뚜기가 4월 1일자로 진라면 등 라면 16개의 출고가를 평균 7.5% 올렸고 팔도는 같은 달 14일부로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더해 농심은 이날부터 보노스프 4종 가격을 4천원에서 4천400원으로 10% 인상했다.
오뚜기는 앞서 지난 4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 카레와 짜장 제품 가격을 약 13.6%나 올렸다.
앞서 제과업체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초코송이는 편의점 가격이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20% 올랐고 촉촉한초코칩은 2천400원에서 2천800원으로 16.7% 인상됐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에도 가격을 올렸다. 1천700원이던 초코빼빼로(54g)는 지난해 6월 1천800원에서 지난 2월 2천원으로 8개월여 만에 17.6% 올랐다.
크런키(34g)는 같은 기간 1천200원에서 1천700원으로 1년도 안 돼 무려 41.7%나 인상됐다.
대상은 올해 1월 드레싱류 가격을 23.4% 올리고 후추는 19% 인상했다.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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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수개월간 지속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왔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작년 말 계엄부터 탄핵, 대선까지 정국 혼란 시기를 틈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식품 기업들이 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는 앞다퉈 나서면서도,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식품·외식업체 등 60여곳이 단기간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이 같은 연쇄 가격 인상은 일정 부분 현재의 불확실한 시기를 틈타 기업 수익 확대에 집중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은 품목의 특성을 고려해 소비자 물가안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가격 결정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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