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간 반복된 엽기적 성추행
피해자들 “출근이 공포였다"
피해자들 “출근이 공포였다"
법의 망치가 '징역 10개월'이라 적힌 석판을 내리치고 있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삽화. 알몸 활보와 성추행으로 기소된 충남 모 사립고 행정실장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한 판결을 형상화했다. 한국일보 HAI
동료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학교 행정실장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단독 김보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충남 모 사립고 행정실장 A(54)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징역 5년과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A씨는 2020년부터 수 년간 여직원 4명을 상대로 반복적인 성추행을 저지를 혐의이다. A씨는 자신의 비닐하우스로 여직원을 부른 뒤 알몸으로 활보하거나, 여직원의 신체 주요 부위를 접촉하는 등 추행을 일삼았다. 회식 자리에서도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서울 남산 케이블카 안에서는 피해자의 팔을 붙잡고 몸을 밀착시키는 등 공공장소에서도 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공포와 수치심 속에서 일했다. 한 피해자는 “출근 자체가 고통이었다. 행정실 문이 열릴 때마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다른 피해자는 “직장 내 위계와 조직 분위기 때문에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 주변의 시선과 2차 피해가 두려워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이번 선고를 두고 “비로소 사법 정의가 작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이 일부 혐의만 인정한 것을 두고 "우리가 겪은 모욕과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교육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