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자랑하듯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늘(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경기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 팀장과 함께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2수사단 관련 임무 지시를 받은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구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거나 만난 적이 있다고 한 적 있냐’는 검찰 질문에 “(지난해) 10월에서 11월경에 진급 관련 통화를 하다가 ‘내가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고 두세 번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롯데리아에서 대화를 할 때 ‘며칠 전에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한테 갔을 때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냐고 얘기까지 했다’고 하면서 약간 뻐기듯이, 자랑하듯이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 여단장은 회동 당시 오간 대화에 대해 “주로 했던 대화가 ‘몇 시까지 어디에 어떻게 가서 누구누구를 확보해라’, 선관위원장은 (노 전 사령관이) 김용군을 보면서 ‘당신이 직접 확보해요’라고 얘기했던 것을 정확히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구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진급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연락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김용현 장관과 얘기가 잘 됐다’, ‘네가 이번에 진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1월 25일에 진급 발표가 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루인가 이틀 전 야간에 노 전 사령관의 전화를 받았다”며 “‘이번에 진급 폭이 작아서 네가 어려울 것 같다’, ‘장관님이 너를 아끼시고 귀하게 생각하시니까 이번에 진급이 안 되더라도 다음 보직이나 그런 걸 잘 챙겨줄 것이다’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는 노 전 사령관이 전화해 ‘장관님이 너를 국방부에 불러서 어떤 임무를 주고 그 임무 수행을 잘 하면 내년 4월엔 좋은 일이 있을 거 같다’, ‘조만간 국방부로 TF 임무 같은 걸 와서 하게 될 거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구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부정선거 의혹 관련 책자를 요약해달라는 지시를 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는 “(계엄 관련 문서에) 합수단 2단장으로 문서상에 표기가 돼 있고 선관위 관련 일을 해야 해서 사전 지시를 좀 알려주려 했던 것 같다”며 “또 ‘너도 이런 일을 같이했다’라는, 속된 표현으로 ‘엮여있다’ 그런 걸 (알려주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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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woog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