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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대학가와 인천 계양구.

6·3 대선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사전투표를 위해 찾은 곳이다.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투표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달리 두 후보는 왜 이곳을 택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청년들과 함께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신촌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청년 4명과 동행해 투표한 이재명 후보는 투표 직후 “대한민국이 청년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이 그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함께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크지 않은 2030세대 부동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지역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같은 날 김문수 후보는 경쟁자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공략했다. 계양 1동 주민센터에 딸 동주씨와 손을 잡고 등장한 김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인천 부평 곳곳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지역구부터 뒤집기를 시도해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9일 인천에서 외동딸 동주씨와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준호 대표는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아들 관련 논란으로 이준석 후보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딸과 투표소를 찾은 것이 눈에 띈다”며 “양쪽 다 전략적 판단이 십분 작용한 투표소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거주지를 벗어나 전국 어디서든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는 정치적 메시지의 발신 도구로 활용되곤 한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나 유력 정치인이 어느 지역에서, 언제, 어떤 옷을 입고 투표하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만큼 사전투표 행위 자체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는 셈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이었던 5월 27일 정오를 조금 넘겨 서울 용산 이태원 제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투표 직후 “저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전투표를 마쳤다”며 잠깐 시간을 내 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같은 해 3·9 대선 사전투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투표소에 입고 간 ‘남색 코트’가 화제가 됐다. 일부 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남색은 영어로 딥 블루, 짙고 깊은 파란색”(황교익 칼럼니스트)이라며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출석 때와 영장심사 출석 때 입은 코트와 동일한 것”이라며 “이 코트를 입고 구치소에 갔고, 옷이 영치돼 있다가 제게 온 것을 드라이해서 잘 보관하던 중 투표장에 가실 때 건네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12월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건강상 이유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메시지가 구설에 오른 사례도 있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김정숙 여사와 투표를 하기 전 페이스북에 “민주공화국 주권자로서 국민 모두 신성한 투표권 행사에 참여해달라”고 적었다. 공교롭게 이 글에는 ‘민주’란 단어가 총 3차례 들어갔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민주당을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세 차례나 반복해 노골적인 대선 개입을 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박찬대 당시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국민’이라는 단어도 두 차례 들어갔는데, 이건 국민의힘 지지냐”고 반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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