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보 사퇴” 국힘도 선긋기
시민단체 고발에 제명까지 들먹
시민단체 고발에 제명까지 들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유세에서 직장인들에게 인사하던 중 손목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여성 신체를 지칭한 원색적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를 언급하는 원색적 발언을 한 뒤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혐오 표현’이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등 거세게 몰아쳤고, 국민의힘 일부에서도 이 후보를 나무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28일 “해당 발언에 불편함을 느꼈을 유권자들께 사과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시민단체 고발이 이어졌고, 개혁신당 홈페이지엔 탈당 신청 관련 글이 계속되는 등 여진은 계속됐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폭력적 표현을 묘사하며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질문했다. 이재명 후보 가족의 과거 언사 관련 논란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토론 이후 막말 논란이 증폭됐다. 민주당은 이 발언이 언어폭력에 해당한다며 이준석 후보의 대선 후보 및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구제불능의 혐오선동가 이준석 후보는 정계를 떠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진보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 정치가 국민의 품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대선이 비방과 험담, 입에 올릴 수도 없는 혐오의 언어로 채워지고 있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그냥 안타깝다는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들끓었다. 정치하는엄마들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이 후보를 이날 정보통신망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노총도 “모든 국민이 이 후보의 성폭력 발언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지금 당장 사퇴하고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진화되지 않자 이 후보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순화해 표현한 것이고, 그대로 옮겨 전한 것이어서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편함을 느꼈을 국민들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다만 “제 입장에선 그런 언행이 만약 사실이라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본다”며 “혐오 표현에 대한 진보 진영의 위선적 행태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엔 이후에도 탈당을 원한다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한 당원은 “이 후보 발언이 너무 수치스러웠다”며 “개혁보수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바로 탈당 처리해 달라”고 적었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성범죄 처벌 강화”라고 쓰며 ‘한 줄 공약’을 올렸다. 이는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여성 대상 비하 발언을 지적하고 이준석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