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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1~2일전 공약집 내놓고
사법리스크-극우-젠더 프레임 공격
정책 경쟁·비전 검증 사실상 실종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기입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윤웅 기자

주요 후보 모두가 ‘민생’을 외치며 막을 올린 6·3 대선이 ‘젓가락’으로 대변되는 비방전으로 끝나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책 제시나 후보자 비전 검증은 뒤로 밀리고, ‘너 죽고 나 살자’식 진흙탕 싸움만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극단화된 정치 현실에 더해 ‘사법 리스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극우 논란’(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젠더 갈라치기’(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상대를 겨눈 프레임 공격이 선거 전략 전면에 서면서 난타전이 가속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는 정책 경쟁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정당들의 정책공약집 발간도 역대 가장 늦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전날인 28일, 국민의힘은 이보다 하루 앞선 27일에야 공개했다. 각 당은 조기 대선에 따른 현실적 제약을 탓했지만, 역시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2017년에는 당시 홍준표 후보가 투표 22일 전에, 문재인 후보는 11일 전에 공약집을 내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재원 조달방안이나 법제화 가능성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질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약집 공개를 일부러 늦추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후보들의 책임도 일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대선이 지나치게 후보 중심으로 진행되고 정당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며 “각 정당 차원에서 집권 시의 계획과 정책을 미리 축적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정당들은 그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권자들이 후보자 자격과 자질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TV토론도 법정 기준을 겨우 맞춘 3차례에 그쳤다. 이외의 후보자들 간 추가 토론 자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TV토론 역시 제한된 시간 내에 상대의 공세는 회피하고, 상대의 흠집만 파고드는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지난 27일 진행된 3차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의 ‘여성 신체’ 발언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지지층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도박’이었을 수 있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들이 차라리 안 보느니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역사상 최악의 TV토론”이라고 평가했다.

양극화된 한국 정치 구조와 후보들의 자질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선판 수준을 낮췄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국민 눈에는 모두 문제가 있는 후보들”이라며 “그러다 보니 누구 하나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고 자기를 방어하는 데만 급급했다. 누군가는 다른 모습으로 대통령다움을 강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후보들이 논란의 여지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정책 발표를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국민의 알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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