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기대한 US스틸 완전 자회사화에 선 그어
일본제철 본사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유에스(US)스틸 인수와 관련해 “일부 소유권만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쪽이 기대했던 ‘완전 자회사화'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은 25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 동부 뉴저지에서 유에스스틸의 매각과 관련해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지분 규모에 대한 질문에 “이것은 투자”라며 “(일본제철은) 부분적 소유권을 갖고, 미국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을 줄여서 일컫는 ‘닛테츠’를 일본 자동차 업체인 ‘닛산’으로 잘못 부르며 “닛산은 좋은 회사다. 매우 좋은 회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불허 방침에서 돌연 태도를 바꿨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유에스스틸과 일본제철 사이에 계획된 파트너십을 통해 적어도 일자리 7만개가 생기고, 미국 경제에 140억달러(19조1520억원) 규모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 투자는 향후 14개월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매수 승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에스스틸 지분 매각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서 속내를 다 드러내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인수 승인 뜻을 내비치면서도 유에스스틸을 ‘미국 기업’이라고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반면 일본제철은 미국 정부가 인수 승인을 내줄 경우, 기존 27억달러 규모 투자에 14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제철 쪽은 “100% 완전 자회사 형태가 아니면 추가 투자를 전제로 한 인수 확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본제철은 지난 2023년 12월 유에스스틸과 149억달러(22조원)에 인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선거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와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모두 매각에 반대하면서 1년 6개월 넘게 부침을 겪어 왔다.
도쿄/글·사진 홍석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