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축출 과정 사과
친한계 원팀 ‘명분 쌓기’ 해석도
한, 김문수 이름 적힌 옷 입고 유세
친한계 원팀 ‘명분 쌓기’ 해석도
한, 김문수 이름 적힌 옷 입고 유세
연합뉴스
김문수(사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대통령의 당무개입 원천봉쇄’ 카드를 꺼낸 데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지 표출을 넘어선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윤심(尹心)에 의해 국민의힘 당대표에서 축출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달래며 ‘단일화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동훈 전 대표의 당 쇄신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친한(친한동훈)계의 막판 선대위 합류도 꾀했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이날 ‘당정관계 3대 원칙’ 당헌개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수직적 당정관계로 인한 폐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후보는 충남 공주 공산성 유세 직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과 당의 관계가 정상적인 당정협의를 넘어서서 당의 자정적이고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 경우가 있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김 후보가 밝힌 쇄신안 속에 2022년 7월 이준석 후보의 당대표 축출 과정에 대한 사과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후보가 당에서 쫓겨나는 과정이 사실 윤 전 대통령과의 갈등 관계에서 비롯됐고, 국민의힘이 말로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도 “원래 우리가 ‘한 뿌리’였기 때문에 (단일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선대위 합류를 보류하고 있는 한 전 대표와의 ‘원팀’ 구축을 위해 명분을 쌓은 것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 석촌호수 지원유세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승부다운 승부를 해 보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김 후보가 거기에 공감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김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건 굉장히 의미 있고 중요한 진전”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과 절연해야 하고, 김 후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한계의 선대위 합류도 가시화되고 있다. 6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24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친한계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선대위에 합류했다. 선대위는 “이번 인선을 통해 김 후보는 통합 선대위의 면모를 한층 더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의원의 합류를 신호탄으로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 전 한 전 대표의 선대위 막판 승선 및 김 후보와의 공동 유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김문수’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석촌호수 유세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제가 김 후보에게 ‘이렇게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그리고 전화통화로 자주 말씀드리고 있다”며 “이재명의 무능한 정책, 많은 국민이 의심하는 ‘친윤 세상’을 깨부수고, 김문수가 이끄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