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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의제가 된 중대재해처벌법과 함께 뜨거워진 크보빵 불매운동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올린 게시물.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6·3 대통령 선거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주요 의제로 부각되면서, 에스피시(SPC) 크보빵 불매운동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야구팬인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시작한 서명운동에 동참한 사람이 2000명을 훌쩍 넘겼다. 이들은 트럭 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산재 기업의 이미지 세탁에 쓰이는 것에 반대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시작한 서명운동에는 엿새만인 25일 오후까지 목표 인원 2500명에 가까운 2170여명의 야구팬이 동참했다. 서명과 함께 자신의 불매운동 이유를 적도록 한 이 운동에는 팬들은 “피묻은 콜라보 멈춰야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PC 불매합니다” 등의 온라인 팻말을 남겼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올린 게시물.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SPC 불매 서명운동은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시 에스피시(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빵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끼어서 숨진 것이 알려지자 시작됐다. 사고 다음 날인 20일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은 크보(KBO)와 에스피시(SPC)의 ‘크보빵’ 협업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사망 산재가 일어난 이 공장은 크보빵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크보빵은 에스피시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해 지난 3월 출시한 빵이다. 제품 안에 선수들 얼굴이 들어간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들어 있는 이 제품은 프로야구 인기를 타고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크보’는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영어 발음 그대로 읽은 애칭이다. 이전에도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에스피시 계열사에서 사망사고 등 산재가 반복돼 이를 규탄하는 SPC 불매운동이 번진 적이 있다.

프로야구 구단별로 나온 크보빵. 삼립 제공

이들은 KBO 건물 앞에서 트럭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21일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은 ‘크보빵 콜라보 규탄 트럭시위 모금요청’ 게시물을 올렸다. 이들은 “크보팬들은 반복되어 온 인명사고에도 이를 무시하고 SPC와 콜라보를 강행한 KBO를 규탄하고, ‘나의 즐거움이 타인의 죽음 위에 올라설 수 없다’, ‘나도 노동자다’라며 SPC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KBO에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트럭시위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금을 요청하며 5월 마지막 주 또는 6월 첫 주 평일에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만원 이하의 소액 모금을 권유한다는 이 캠페인에는 “제가 오늘 입금한 1900원은 크보빵 1개의 가격입니다. 내 덕질보다 반복적인 산재의 결과물인 크보빵을 먹지 않는 행동이 트럭시위를 통해 알려지는 데에 쓰여지길 바랍니다”라고 적은 이의 모금글이 올라 있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올린 게시물.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SPC 계열사 산재 사망 사고는 대통령 후보 티브이 토론에서도 쟁점화했다.

지난 23일 열린 2차 대통령 후보자 티브이(TV) 토론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놓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와 맞붙었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후보에게 노동계를 대표해온 ‘거리의 변호사’ 권 후보는 “최근 김문수 후보는 유세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악법’이라면서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1차 대선 티브이 토론 뒤 다음날 에스피씨 공장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다시 기계에 끼여 숨졌다. 이런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 폐지를 계속 주장할 건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이에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그것이(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나치게 처벌 위주로 돼 있어서 중대 재해에 대한 예방을 우선으로 하고 처벌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대신에 다른 법을 만드는 게 맞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후보는 “며칠 전에 (SPC 희생자) 빈소에 다녀왔다. 영정의 얼굴을 보니 아직도 젊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노동부 장관까지 한 분이 하루에 6명 죽는 일터를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야 하는데 왜 그런 걸 막기 위한 법은 폐지하니 마니 이런 얘기만 하나.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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