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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리기후협약이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극지방 빙상 손실과 해수면 급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국제 연구진의 분석이 제시됐다.
영국 더럼대 크리스 스토크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1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할 경우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손실이 가속화돼 수 세기에 걸쳐 해수면이 수 미터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를 방지하려면 온난화 억제 목표가 현재의 1.5℃보다 낮은 1℃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스토크스 교수는 "1.5℃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에 너무 높은 온도라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해수면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현재 빙상 손실 속도는 이미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에는 전 세계 해수면을 약 65m 상승시킬 수 있는 얼음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자료를 보면 빙상에서 손실되는 얼음양은 1990년 이후 4배 증가했으며, 현재 산업화 이전 대비 1.2℃ 상승한 기온 수준에서도 연간 3700억t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지구 기온이 1.5℃까지 오르면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따뜻해진 대기와 해양 온도에 더 빠르게 반응해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해수면 상승폭은 수십 년에서 수 세기에 걸쳐 수 미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은 해안 및 섬 지역 주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수억 명의 이주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정책 입안자들과 각국 정부가 1.5℃ 상승이 극지 빙상과 해수면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수면에서 1m 이내에 거주하는 전 세계 2억3000만 명이 직면한 실존적 위협을 방지하려면 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 대비 1℃ 또는 그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스토크스 교수는 "1990년대 초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높았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pm 정도였으나 현재는 424ppm으로 계속 상승 중"이라며 "지구에 안전한 온도 상승 한계치는 1℃ 정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1.5℃ 상승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온 상승을 빨리 멈출수록 안전한 수준으로 돌아가기가 용이해진다는 점"이라며 해수면 급상승을 피할 '안전한' 온도 목표를 정밀하게 결정하기 위한 추가 연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