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 중 하나가 주 4일제, 주 4.5일 근무제인데요.
이미 일부 기업들이 '하루를 줄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약이 실제 정책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들도 많은데요.
차주혁 노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주 4일 근무제.
화두를 던진 건 대선 정치권입니다.
가장 전면적인 건 권영국 후보.
주 32시간 근무를 법에 명시해, 모든 노동자에게 의무화하자는 입장입니다.
방향은 같지만, 이재명 후보는 속도 조절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주 4일제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유연근무형 4.5일제입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은 4시간만 일하자는 겁니다.
이준석 후보는 생산성 대책 없는 주 4.5일제에 반대한다고, MBC에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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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 4일제 도입에 찬성 58%, 반대는 42%였습니다.
하지만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임금도 깎는 조건을 달면, 반대 50%, 찬성 44%로 주 4일제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습니다.
일은 덜 하고 싶지만, 월급은 그대로 받고 싶다는 속내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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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 실험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서울 세브란스병원은 어느 정도 임금 삭감을 받아들인 경우입니다.
전체 간호사의 1%인 30명, 이들을 대상으로 주 4일제 시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노동시간이 20% 줄었으니, 임금도 그만큼 깎자던 병원 측은 노조와 타협점을 찾아냈습니다.
[권미경/세브란스병원 노조위원장]
"임금 삭감에 대해서 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최종 합의한 게 총액 대비 10% 정도. 이렇게 합의하는 과정도 조금 많이 힘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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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견기업은 사무직에 한해 임금 삭감 없이 주 4.5일제를 도입했습니다.
일한 시간만큼 생산량이 달라지는 제조업 특성상 생산직은 아직 주 5일 근무하고 있지만, 기술과 장비 도입을 통해 생산직의 노동 시간 단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재원/(주)슈프리마 대표이사]
"생산 현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과거처럼 그냥 노동시간에 비례해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거기에 어떤 기술과 장비 투입에 의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본력도, 기술력도 부족한 영세 제조업체들은 아직 대안이 없습니다.
[김종진/주 4일제 네트워크 대표간사]
"'희망고문 하는 거 아니야?'라는 우려는 충분히 있을 수가 있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중소 영세기업의 지원을 통해서 유인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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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주 5일제 도입 당시에도 "경제가 죽는다"는 반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주말 이틀'은 당연한 권리가 됐습니다.
주 4일제 역시, '가능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가능하게 할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우성훈 / 영상편집 : 주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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